사회

[뉴스UP] 간호법 통과...불법 논란 'PA 간호사' 제도권 속으로

2024.08.29 오전 08:48
■ 진행 : 윤재희 앵커
■ 출연 : 오지은 변호사 (간호사 출신)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UP]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간호계의 숙원이었던 간호법이 국회 문턱을 넘었죠. 어떤 점이 쟁점이고 보완할 점은 없는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간호사 출신의 오지은 변호사와 함께하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실제로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오랜 기간 근무를 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번 간호법의 국회 통과,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시는지요?

[오지은]
간호법 통과가 간호계에 갖는 의미는 이제서야 간호사의 업무, 즉 의료법상 유일하게 직원으로밖에 근무할 수 없는 간호사에게 의사 등이 지시할 수 있는 업무와 지시할 수 없는 업무를 규정할 수 있는 틀이 마련되었다는 점입니다.

[앵커]
핵심이 진료지원간호사, 이른바 PA 간호사라고도 부르는데 PA 간호사의 법적 지위 보장입니다. PA 간호사가 우리나라에는 없는 용어라고 해요.

[오지은]
알파벳으로 표현되는 것과 같이 의료법은 물론 어느 법에도 없고요. 용어만 없는 것이 아니라 업무 자체가, 업무가 이루어진 이후에도 기록에도 없고요. 제가 실제로 PA를 통해서 발생한 의료사고 사건에서 법원을 통해서 병원에 수차례 물었지만 그 존재 자체가 여러 차례 부인되었고 단 한 번도 인정받은 적이 없습니다.

[앵커]
전문간호사라는 단어는 있는데 이거랑 다른 건가요?

[오지은]
전문간호사는 의료법과 의료법시행규칙, 또 별도의 자격인정 규칙까지 모든 것이 자격으로 갖추어져 있는 인력인데요. 그래서 모든 자격과 교육과정까지 다 갖춰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이 병원장이 안 뽑아주기 때문에 전문간호사가 아닌 규정에 없는 PA 인력을 뽑아서 그림자 노동을 시켜왔던 것입니다.

[앵커]
그러면 일단 PA 간호사는 주로 어떤 업무를 맡게 되나요, 병원에서?

[오지은]
그게 문제인데요. 어딘가에서는 수술도 하시고 어딘가에서는 오더를 넣고요. 어딘가에서는 학회에 쓸 논문을 내거나 학회에 따라가서 운전을 하기도 합니다. 모든 것이 다 가려져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고요. 이 부분을 진료지원이라는, 이번의 간호법에서 규정을 함으로써 앞으로 간호사가 할 일들을 정리해 나가야 되는 것입니다.

[앵커]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로 그동안 PA 간호사들이 그 공백을 메워온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러면 그동안 이런 행위들이 법적으로 엄격히 따지면 불법인 건가요?

[오지은]
불법입니다. 그래서 얼마 전부터 정부가 시범사업이라는 형태로 진행을 하고 계시는 것이고요. 그 사람이 하는 모든 것이 불법이라기보다 어떤 것은 법 안에, 어떤 것은 법 밖에, 그 법이라는 경계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문제가 되었던 것입니다.

[앵커]
그러면 그동안 PA 간호사가 업무 중에 의료사고라든지 이런 것으로 소송에 휘말린 경우도 있을 것 같아요.

[오지은]
매우 많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환자들은 알 수가 없고요. 저는 주로 PA 간호사 본인 또는 PA에게 일을 시킨 분들이 걸어오는 다급한 전화를 몇 번 받았던 것이고요. 소송을 하게 되는 건들은 뭐냐 하면 PA가 의료행위에 관여한 이후에 문제가 생겨서 환자가 사망을 하더라도 기록이 없고, 기록 어딘가에도 없습니다. 의사가 있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상황이 일어났고요. 그런데 어떻게 하다가 PA의 존재를 알게 된, 녹음파일이라든지 환자가 의사가 아닌 사람을 봤다든지 이런 상황이 되면 그 상황이 알려졌을 때 의사들이 어떻게 처신하느냐에 따라 간호사의 법적 책임은 달라졌습니다. 내가 시킨 직원이니 나와 얘기하자라고 하는 경우는 연대책임이나 의사의 책임이 되지만 모르쇠로 일관하시는 순간 간호사가 모든 것을 떠안게 됩니다.

[앵커]
기록이 없다라는 부분이 제가 잘 이해가 안 되는데 의사가 어떤 오더를 내리면 PA 간호사가 하는 게 아닌가요?

[오지은]
아니요. PA들이 어느 병원에서는 의사인 것처럼, 아까 제가 그림자 노동이라는 표현을 썼는데요. 의사는 없지만 의사 부지한 상황을 임시적으로 채우고 메꾸는 형태로 그림자 노동이 이루어지다 보니까 업무를 하더라도 의사가 한 것처럼 의사 이름으로 기록을 남기게 되는 것입니다.

[앵커]
그렇게 되는 경우에는 그러면 PA 간호사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보호를 전혀 받을 수 없는 그런 상황인 건가요?

[오지은]
전혀 받을 수 없고요. 실제로 이게 문제가 되어서 법적으로 해결해야 될 상황이 오면 21세기 한국에서 상상할 수 없는, 이를테면 네가 떠안고 나오면 너에게 좀 더 쉬운 일을 주겠다. 월급을 올려주겠다 해서 한 번도 제대로 문제가 된 적은 없습니다.

[앵커]
현재 지금 꽤 많은 PA 간호사들이 활동을 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 규모인가요?

[오지은]
만 6000명 정도까지로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건 공식적으로 집계된 것들만이고 사실은 누가 어디서 어떻게 어떤 업무를 하고 있는지 모른다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앵커]
이번 제정안을 보면 PA 간호사의 업무 범위는 시행령으로 정하기로 했거든요. 어떤 내용들이 구체적으로 포함이 돼야 한다고 보시나요?

[오지은]
환자들의 중증도와 요구도, 그리고 필요한 의료행위의 정도와 담당 의료진의 역량과 교육 정도와 숙련도에 따라 많은 것들이 세세하고 구체적으로 앞으로 논의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논의 과정에서도 논란이라든지 그런 부분이 이어질 것 같은데 그런 부분을 지켜봐야 될 것 같고 지금 현재 의료적으로 판단을 PA 간호사가 독단적으로 할 수는 없는 거죠?

[오지은]
네, 의사에게만 진단권, 처방권이 있고요. 사실은 PA가 해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PA 관련된 진료지원 업무를 규정한 간호법 자체도 의료법의 체계 내에서 이루어지는 것이지 의사를 대체한다는 일각의 그런 의견에 부합하는 내용은 하나도 사실이 아니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환자의 입장에서는 이번 간호법 통과로 병원을 갔을 때 지금과 크게 달라지는 건 없는 건가요?

[오지은]
의사가 부족하고 지금 상황에 없으신 경우도 많으니까요. 의사만이 할 수 있는, 의사가 꼭 있어야 되는 부분에 있어서 이루어지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부분이 좀 중요한데요. 이미 많은 일들을 PA들이 하고 있습니다. 이미 하고 계시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보여지지만 이번에 간호법 통과로 인해 이제는 엄격하게 정하겠다라고 정리를 하겠다고 나서시면 이전과 다르게 경계를 넘나들던 업무들이 어떤 것은 경계 안으로, 어떤 것은 법 테두리 밖으로 밀려나게 될 거라서 시행 초기에는 조금 혼란이 올 수도 있는데 그 부분 이번에 시범사업을 하면서도 정리한 내용들이 있으니까 앞으로 차차 고민의 과정에서 반영될 거라고 봅니다.

[앵커]
간호조무사 학력 기준도 과제로 남겨놓은 상태입니다. 이것은 직역 간 갈등이 불거질 수도 있는 부분인데 여기에 대해서는 어떤 의견이신가요?

[오지은]
일단 간호법상 간호조무사의 자격과 관련된 기준은 의료법과 동일하게 규정되어 있고요. 그 규정 어디에도 제한한다는 내용은 없습니다. 자격 기준을, 자격 인정 범위를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 세세하게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요. 다소 폭넓게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향후에 현장 상황에 맞게 이것을 조절하거나 규정을 해보자라는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진통 끝에 국회를 통과했습니다마는 너무 늦었다는 지적도 있더라고요.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PA 간호사들의 역할이 법으로도 규정이 돼 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왜 그동안 이런 게 없었던 걸까요?

[오지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PA라는 얘기가 들려오기 시작할 때 우리나라도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에 의료법에 또 의료법시행규칙에 전문간호사 자격인정규칙까지 다 만들어서 이미 다 세팅이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직접 들은 워딩만 전달을 해드리겠습니다. 어디 간호사에게 전문이라는 단어를 붙여주느냐. 그 규정을 보니 3년 이상의 경력과 교육과정이 2년 이상, 그러면 최소한 5년 이상인 것인데 그런 비싼 인건비로 간호사를 쓸 수 없다라고 해서 있는 규정에 따른 인력인 전문간호사 대신 아무렇게나 뽑아서 쓸 수 있는 PA 인력을 뽑아서 사용해오신 겁니다.

[앵커]
간호법 제정에 반대하는 입장도 여전히 있습니다. 의협에서도 계속해서 강력하게 반대를 하고 있는 그런 상황인데 의료법 조항으로도 이 PA 간호사의 업무 범위에 혹시나 논란이 생길 경우에 충분히 법적으로 보호가 된다 이런 논리를 제기하기도 하더라고요. 이건 어떤 얘기인가요?

[오지은]
의료법 2조 2항 5호 나목에서 병원의 임상간호사 업무를 규정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돼 있습니다.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의 지도하에 시행하는 진료의 보조. 단 이 한 줄로 간호사의 업무를 정해두시고 아까 말씀드린 대로 어디서는 수술도 시키시고 어디서는 오더도 내고 수술동의서도 받고요. 온갖 검사에 규정되지 않은 많은 그림자 노동을 시키고 계시는 것이죠. 의료법의 충분히 보호가 가능했다면 왜 이제까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서 불법 인력이 1만 6000명까지, 그 이상이 될지도 모르는 규모로 늘어나게 두신 건지 제가 되묻고 싶고요. 의료법하에서는 사실 방치되다시피 이런 부분이 관리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미 의료법에서 하지 말라고 하는 내용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진료 보조 규정을 악용하고 계셨기 때문에 이제는 이런 부분에 있어서 간호법을 통해서 얘기가 이루어져야 된다고 봅니다.

[앵커]
의사협회에서는 간호법 통과되면서 오히려 불법 의료행위가 만연해질 것이다, 이렇게 우려를 하고 있는데 이게 법적으로도 가능한 얘기인가요?

[오지은]
아니요. 간호법 통과로 불법의료행위가 만연할 거라는 것은 확인되지 않은 주장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불법의료행위는 간호법이 있어도 간호법이 없어도 명백한 형사처벌의 대상입니다. 시켜서도 해서도 안 되는 것이고요. 의료법상 간호사가 의사의 일을 잘해도, 그래서 환자를 살려서 악 결과가 없더라도 면허 범위를 넘는 즉시 형사처벌의 대상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걸 놔두셨던 상황인데요. 간호법이 없을 때 불법 의료행위가 없었다고 생각하시는지 제가 되묻고 싶을 정도입니다.

[앵커]
상급종합병원 의사가 PA 간호사로 대체될 것이다, 이런 의견도 나오고 있는데 결국에는 전공의 수련체계가 무너질 것이다, 이런 생각이거든요. 여기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이신가요?

[오지은]
의사분들께서 더 잘 아시겠지만 의사는 어느 누구 다른 직역으로도 절대 대체가 불가능한 직역입니다. 간호법이 하나 생겼다고 해서 간호사가 의사를 대체하는 일은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고요. 그리고 전공의 수련체계 역시 전공의분들은 특별법이 따로 존재할 정도로 매우 특수한 지위에 있으십니다. 이 특수한 지위와 의료체계의 원활한 운영을 어떻게 하실지 상급종합병원은 물론, 병원급 이상 의사, 병원장님들께서 이제부터 고려를 해 주셔야 되는 것이지 간호사의 업무를 정리하겠다는 간호법과 전공의와의 관계는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앵커]
간호법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마는 앞서서 짚어본 것과 같이 세부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아직 논의가 좀 더 필요한 그런 상황인데 앞으로 논의 과정에서 어떤 점들을 가장 주의 깊게 고려해야 될까요?

[오지은]
일단 현장에 계신 상황의 목소리를 많이 들으셔야 될 것이고요. 우스갯소리로 이런 말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PA 일 못하게 하면 우리나라 병원 다 문제가 생긴다. 일단 수술실부터 다 닫아야 된다라고 하실 정도로 인정하기 싫으실 겁니다. 불법이니까요. 그런데 이런 불법을 이렇게까지 확대되게 방치할 수 없고요. 의사만이 의사의 행위를 해야 의사가 한 대가로 받아가는 건보재정이 이런 사기 행위로 인해서 너무나도 많이 남용됐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이런 불법을 바로잡기 위해 각 현장에서 맡은 바 어떤 일들을 어떻게 해 주셔야 될지 아주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씀을 드려봅니다.

[앵커]
오지은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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