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태원 참사 유가족은 박희영 용산구청장에 대한 무죄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참담하다는 심경을 밝혔습니다.
무능을 무죄의 근거로 삼아 부당하다며 법정은 물론 밖에서도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애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어서 임예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무죄를 선고받은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법원을 나서자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유족들은 박 구청장이 탄 차를 둘러싸고 길을 막으며 울분을 토했습니다.
차 문을 두드리며 법원 판단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소리쳤습니다.
"다 똑같아, 앞으로도 똑같아!"
유족은 재판부가 박 구청장 등 용산구청 관계자들의 업무상 과실을 인정하지 않아 면죄부를 주고 말았다고 비판했습니다.
법원이 형식적인 법 논리에만 매몰돼 피고인들의 무능을 무죄의 근거로 삼아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정민 /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위원장 : 국민들이 하루 아침에 목숨을 잃었는데 어떻게 관할 구청장이 무죄가 나올 수 있습니까. 이게 말이 되는 이야기입니까. 이태원 관광 특구를 없애야 합니다.]
앞으로 법정에서는 물론 이태원 참사 특위를 통해서도 진실을 밝히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오민애 / 변호사 : 아울러 현장에서 보신 것처럼 법정에서 유죄 판단을 받는 것만이 심판을 받는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특조위 조사 과정에서 밝혀져야 할 것이 더 많다는 것을 오늘 법정에서 확인했다고 생각하고….]
유족들은 이임재 전 용산서장에게 검찰이 구형한 징역 7년에 못 미치는 금고 3년이 선고된 것에 대해서도 검찰에 즉각 항소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참사 2주기를 앞두고 10월을 '기억과 애도의 달'로 선포하고, 국민들에게도 참사를 기억하고 힘을 보태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안영선 / 이태원 참사 유가족 : 특조위가 제대로 된 진상조사를 할 수 있도록 앞으로 부딪혀야 할 싸움이 더 많을 것입니다. 우리가 걸어온 길보다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이 더 멀고 험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길에 여전히 시민들의 힘이 필요합니다.]
이태원 참사 관련 남은 1심 재판은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을 포함한 서울청 관계자 3명의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사건 등 모두 4건입니다.
해당 재판에도 이임재 전 용산서장에게 유죄를 선고한 이번 판결이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결국 윗선의 책임을 얼마나 물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YTN 임예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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