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10명 중 9명이 "학생들의 문해력이 과거에 비해 저하됐다"고 인식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제578돌 한글날을 앞두고 전국 초·중·고등학교 교사 5,84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
7일 공개한 조사 결과를 보면 "학생들의 문해력이 과거에 비해 어떻냐"는 질문에 과거보다 학생들의 문해력이 '저하됐다’는 응답이 91.8%에 달했다. '저하됐다'는 응답은 53%, '매우 저하됐다'는 39%로 나타났다.
실제 학생들의 문해력이 부족해 난감했던 사례를 묻는 질문에는 "6학년이 성명의 뜻을 모른다", "두발 자유화 토론하는데 두발이 두 다리인 줄 알았다더라", "이부자리를 별자리로 생각함", "족보를 족발보쌈 세트로 알고 있다" 등 황당한 사례가 이어졌다.
한 교사는 "사건의 시발점이라고 했더니 선생님이 욕하냐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시발점(始發點)'은 첫 출발하는 지점을 뜻하는 단어다. 또 다른 교사는 "금일을 금요일로 착각한 학생도 있다", "고등학교 1학년이 혈연이 뭔지 모른다", "중학교 3학년 학생이 수도라는 말을 몰라 충격 받았다", "고3이 풍력이 뭐냐고 물었을 때 난감했다" 등의 답변을 했다.
또 한 교사는 "경기력의 저하를 설명하는데 저하란 단어를 이해하지 못하며 저하를 왕과 왕비를 칭할 때 쓰는 저하인 줄 알고 있으며 앞뒤 맥락을 파악하지 못한다"고 했다.
교사들은 학생 문해력 저하의 원인으로 '스마트폰·게임 등 디지털 매체 과사용'(36.5%)을 1순위로 꼽았다. 이어 '독서 부족'(29.2%), '어휘력 부족'(17.1%), '지식 습득 교육 부족'(13.1%) 순으로 조사됐다.
교총 관계자는 "문해력 저하는 학습 능력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대인 관계와 향후 성인이 된 이후 사회생활에도 부정적 영향과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며 "학생 문해력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진단‧분석부터 시작하고, 디지털기기 과의존‧과사용 문제를 해소하는 법과 제도 마련, 독서, 글쓰기 활동 등을 강화하는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팀 박선영 기자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