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나자 경보기 껐다"...부천 호텔 화재는 '인재'

지난 8월 사상자 19명이 발생한 부천 호텔 화재 당시 호텔 직원이 화재 경보기를 꺼 피해를 키웠다는 경찰 수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경기남부경찰청 부천 화재 수사본부는 어제(8일) 부천 원미 경찰서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최종 수사 결과를 밝혔습니다.

경찰은 화재 당시 경보가 울렸지만, 직원이 경보기를 끄고 화재 현장을 확인한 뒤 다시 작동시키는 과정에서 대피가 2분 넘게 늦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해당 직원이 경보기를 끄지 않았다면 사망자 5명은 화재 사실을 먼저 알고 대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화재는 객실 내 에어컨 전선에서 시작됐는데, 호텔 소유주가 에어컨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노후 전선과 새로운 전선을 연결하며 안전장치 없이 허술하게 마감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은 또 자동 닫힘 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아 객실이 열려 있었고, 방화문 역시 '생수병 묶음'으로 고정한 뒤 열어 둬 화염과 연기가 빠르게 확산해 인명피해가 커졌다고 밝혔습니다.

또 투숙객 2명이 소방이 설치한 에어 매트에 떨어져 사망했지만, 당시 매트 설치 지점이 경사가 졌던 점 등을 들면서 소방에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고 전했습니다.

경찰은 어제 불이 난 호텔 소유주와 운영자, 매니저 등 4명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