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도심에 있는 창고에서 현금 수십억을 훔친 혐의로 구속된 40대 창고 관리업체 직원이 오늘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하지만 피해자가 보관했다고 주장하는 현금 68억의 출처와 압수한 40억 외 나머지 돈의 행방은 여전히 의문입니다.
수사 쟁점을 표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모자와 마스크를 쓴 남성이 고개를 숙인 채 호송 차량에 탑승합니다.
서울 잠실역 인근 임대형 창고에서 현금 최소 40억 원을 훔친 혐의를 받는 A 씨입니다.
검찰에 송치되면서 A 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A 씨 / 절도 혐의 피의자 : (훔친 돈 어디에 쓰시려고 했습니까?) 죄송합니다. (가족까지 동원됐는데 또 다른 공범 있나요?) 죄송합니다. (실제 40억 원만 훔친 거 맞으세요?) 죄송합니다.]
경찰은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첫 번째 의문은 실제 피해금의 규모입니다.
피해자는 68억 원을 도난당했다고 주장하는데, A 씨는 훔친 건 40여억 원뿐이라는 입장입니다.
30억 가까운 돈의 행방을 찾아야 하는데 A 씨가 다른 곳에 나머지 돈을 숨겨둔 건 아닌지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다른 공범이 있었는지도 주요 수사 사안입니다.
피해 사실을 처음 발견한 피해자 지인의 혐의점 여부도 확인해야 합니다.
[김하철 / 서울 송파경찰서 형사2과장 : 피해자 상대로 정확한 피해액 특정을 위해서 진술한 금액에 대해서 근거를 확인 중에 있습니다.]
또 다른 의문점은 피해금의 출처입니다.
피해자는 68억을 6개 여행 가방에 나눠 담아 창고에 보관했다고 진술했는데, 거액의 돈을 창고에 보관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집니다.
더구나 A 씨가 돈을 훔쳐가며 가방 안에 남긴 메시지도 의문을 더합니다.
'내가 알아도 모른 척하라. 그러면 나도 아무 말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가 마치 돈의 출처를 아는 것처럼 읽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양지민 / 변호사 (YTN 뉴스퀘어 2PM) : 본인이 돈다발의 주인에 대해 알고 있고 '나에 대해 정체를 폭로하면 나도 무언가 폭로할 것이 있다'라는 취지로 읽힐 수밖에 없는….]
경찰이 압수한 현금의 성격에 따라 사건의 방향 자체가 달라질 수도 있는 만큼 돈의 출처를 밝히기 위한 수사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YTN 표정우입니다.
촬영기자 : 이근혁
디자인 : 이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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