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에서 "넌 판사 난 검사" 재소자 죽인 법정 놀이, 무기수에 사형 선고

■ 방송 : FM 94.5 (06:40~06:55, 12:40~12:55, 19:40~19:55)
■ 방송일 : 2024년 11월 07일 (목)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김덕진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이원화 변호사(이하 이원화): 여러분은 누군가를 잔인하게 살해한 범죄자가 참회하고 교화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라는 말에 더 공감하시나요? 지금부터 여러분께 소개해 드릴 이 사건은 지난 2021년 공주교도소에서 발생했던 사건입니다. 각자 다른 범죄로 교도소에 들어왔던 3명의 가해자는 자신들과 한 방에서 지내던 또 다른 재소자 B씨를 무참히 폭행해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도대체 왜 B씨를 폭행했는지 묻는 질문엔 그냥 때리고 싶어서 재미있었기 때문에라고 답하기도 했죠. 해당 사건의 주범인 A씨는 강도살인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상태였습니다. 이런 이에게 무기징역 이하의 형을 선고한 게 어떠한 의미가 있을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오늘 사건 X파일에서 이 사건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 X파일 이원화입니다. 오늘도 로엘 법무법인 김덕진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김덕진 변호사(이하 김덕진): 네 안녕하세요. 로엘 법무법인의 김덕진 변호사입니다.

◆이원화: 교도소 내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는 거 말입니다. 이거 뭐 영화에서나 아니면 뭐 드라마 속에서나 가능할 법한 그런 얘기처럼 들리기는 하는데 2021년 불과 3년 전 일입니다. 이런 일이 실제로 발생을 했죠?

◇김덕진: 네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놀랍게도 실제로 발생한 사건입니다. 2021년 12월 21일 공주교도소 내에서 재소자가 다른 재소자를 살해한 사건인데요. 주범 A씨와 공범 2명은 교도소 안에서 법정놀이라는 것을 하며 피해자 B씨를 지속적으로 괴롭혔고 결국 B씨는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이원화: 방금 전에 법정 놀이라고 하셨는데 법정 놀이가 뭐죠?

◇김덕진: 내용이 상당히 충격적인데요. 검사 역할을 하는 사람이 판사 역할을 하는 자에게 피해자를 폭행할 수 있도록 허락해 줄 것을 구하고 판사 역할을 하는 자가 허락하면 집행관 역할을 하는 자가 피해자를 폭행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원화: 진짜 희한하네요. 근데 변호사는 없네요.

◇김덕진: 맞습니다.

◆이원화: 구해줄 사람은 없는 거네요.

◇김덕진: 맞습니다. 검사와 집행관 그리고 판사는 무조건 허락만 해주는 것이었던 것이죠. A씨와 공범 2명은 공동하여 피해자 B씨의 가슴 부위를 발로 가격하는 등 폭행하여 가슴과 복부를 손상시켰고 각각 단독으로 몽둥이와 식판으로 폭행하거나 빨래집게로 유두나 성기를 비틀어서 고문하거나 샤프 연필로 허벅지를 찌르거나 뜨거운 물이 들어있는 페트병을 정수리에 올려놓아 머리 부위에 화상을 일으키는 행태를 벌여왔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원화: 거의 말씀하신 거 들어보면 고문인데요. 도대체 왜 그랬답니까? 서로 사이가 안 좋았던 건가요?

◇김덕진: 네. 원한 관계는 없었고 단순히 재미를 위해서라고 진술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원화: 기가 막혀서 말이 다 나오는데 이게 다른 형사사건과 다른 건 가해자들이 형을 살고 있는 재소자 신분이다 이런 점이거든요. 그중에 주범으로 불린 A씨는 무기수였다는 얘기가 있던데요.

◇김덕진: 네 그렇습니다. 주범 A씨는 강도 살인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무기수였고, 공범 2명은 사기죄 등으로 징역 3년, 폭행죄 등으로 징역 1년을 각 선고받아 복역 중이던 자들이었습니다.

◆이원화: 이 주범 A씨는 이미 무기징역을 받았으니까 잃을 게 없다 이런 생각을 했을 수도 있을 것 같긴 한데요. 공범 2명은 징역 3년 1년을 받고 어떻게 보면 곧 나갈 수도 있는 사람들인데 왜 이렇게까지 했을까 싶긴 해요. 근데 지금 말씀하셨던 A씨 강도 살인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했는데 그러면 이전에도 누군가를 사망하게 해서 복역 중이었다는 건데요. 그 사건은 혹시 어떤 사건이었습니까?

◇김덕진: A씨는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금 판다라는 글을 올린 피해자와 직거래하기로 하여 충남 계룡시의 인적 없는 한 도로로 유인한 뒤 피해자의 차량에 탑승하여 숨겨둔 둔기로 피해자를 가격하는 방법으로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a씨는 당시 무릎 꿇고 살려달라 애원하는 피해자를 다시 수차례 둔기로 가격하였고 피해자의 금품과 차량을 가지고 도주하였습니다.

◆이원화: 심지어 차량까지요?

◇김덕진: 맞습니다.

◆이원화: 그 당시 피해자가 살아있었다는 얘기가 있던데요.

◇김덕진: 네 피해자는 당시만 해도 살아 있었습니다. 피해자는 정신을 잃었다가 몇 분 뒤 깨어났고 다행스럽게도 인근을 지나던 행인을 만나 금을 사겠다는 사람한테 강도를 당했다, 범인은 검정 점퍼의 180cm의 마른 체형이고 20대로 보인다라고 설명하였습니다. 이후 피의자는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정말 안타깝게도 치료를 받다가 이틀 뒤 사망하였습니다.

◆이원화: 피해자분께서 범인을 검거하는 데 도움을 주시고 돌아가신 것 같아서 감사한 마음도 들고 좀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듭니다.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그래도 피해자께서 진술을 해주셔서 범인을 검거하는데 큰 무리가 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어땠습니까?

◇김덕진: 피해자의 진술이 한몫했습니다. 경찰은 피해자의 휴대폰 통화 내역을 분석했는데 A씨가 대포폰으로 피해자와 금 거래를 하기 위해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를 발견하였습니다.

◆이원화: 대포폰까지 있었어요?

◇김덕진: 맞습니다. 대포폰을 사용해서 치밀하게 준비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금을 사겠다는 사람이 대포폰을 사용하였기에 경찰은 용의자를 특정하기가 좀 어려웠습니다. 이에 경찰은 주변 CCTV를 분석한 후 용의자를 특정하였고, 사건 발생 5일 후 경기도 수원시의 한 모텔에서 a씨를 체포하였습니다. 하지만 A씨는 기억이 안 난다며 범행을 부인하였는데, 경찰이 A씨의 어머니 집에서 피해자로부터 강취한 팔찌, 목걸이, 반지 등 금을 찾아내자 그제야 범행을 실토했습니다.

◆이원화: 사실 이게 기억이 안 날 수가 있는 내용이 아니잖아요. 범행 5일 후에 아주 잔인한 방법으로 피해자를 공격하고 금품을 강취를 했던 사람이 기억이 안 난다는 진술을 하는 게 너무나도 뻔뻔하게 느껴집니다.

◇김덕진: 이렇게 계획한 것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이원화: 그렇죠. 경찰 수사라는 게 그렇게 호락호락하지가 않잖아요. 그런데 사건 다룰 때마다 느끼는 게 본인이 기억이 안 나고 아니라고 하면 그 죄가 없어진다고 생각을 하는 걸까요? 아니면 그냥 뻔뻔한 걸까요? 아무튼 당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그리고 공주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상태였는데 그 와중에 동료 재소자를 폭행하고 살인했다. 결국 이거잖아요. 그렇죠?

◇김덕진: 네 당시 A씨는 강도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40년을 선고받았는데 2심은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하였습니다. A씨는 곧바로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기각하여 최종 무기징역이 확정되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A씨는 다른 재소자를 폭행하고 살인하였던 것입니다.

◆이원화: 이게 뭐 범행을 전혀 반성하는 태도나 이런 건 전혀 없었던 사람인 것 같아요. 이 사람은 그러니까 그 안에서도 재미를 이유로 사람을 폭행하고 결국 사망에까지 이르게 했다는 건데 이 사람이 진술을 계속 번복했다는 얘기가 있던데요.

◇김덕진: 네 맞습니다. A씨는 당초 단독 범행이라고 주장하였다가 공동 범행 진술을 번복하였습니다. A씨는 무기수라는 점 때문에 분위기상 자신이 책임지는 것으로 이야기가 되었는데 다른 피고인들이 모든 범행을 떠넘겨 배신감을 느꼈다며 진술을 번복한 이유를 밝혔습니다. 그런데 A씨는 이전에 강도 살인 사건 말씀드렸었죠. 그때도 진술을 번복하였었는데요. A씨는 수사 과정 중 범행을 인정하였다가 이후 돌연 범행을 부인하였습니다. 그리고 a 씨는 재판 중 공범이 모든 것을 계획했고 실행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원화: 자기는 책임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어떻게 보면은 처음에는 그냥 떠안고 가려고 하다가 나중에는 괘씸하니까 공범들의 형량을 늘려야겠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 같아요.

◇김덕진: 재소자들은 1년 2년 이렇게 선고받고 재소 복역 중인 것으로 제가 말씀드렸었잖아요. 아마 그게 좀 괘씸하기도 했고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원화: 그리고 사실 범행을 저지를 때 공범 관계가 있는 경우에는 통상적으로 그냥 단독 범행보다 무겁게 처벌이 되잖아요. 맞습니다. 그래서 처음에 혼자 떠안는 것도 떠안는 거고 형량을 줄이기 위한 작전이었던 걸로 보이고요. 그리고 나중에는 이 사람들한테 형량을 떠밀어서 이 사람들도 공범들도 높은 형량을 받게 만들어야겠다. 그럼 결국에는 모든 전략이나 진술 같은 것들이 다 그 나쁜 마음, 이기적인 마음에서 발현된 거 아닌가 싶어요. 재판 결과가 어떻게 됐습니까?

◇김덕진: 재판 결과는 2022년 7월 6일 검찰은 주범 A씨에게 사형, 공범 2명에게 각각 징역 20년을 구형했고, 2022년 7월 27일 1심 재판부는 주범 a씨에게 무기징역, 나머지 공범자들에게 각 징역 2년 6개월, 징역 5년을 선고하였습니다.

◆이원화: 그런데 이미 무기수로 형을 살고 있는데 또 무기징역을 받은 들 이게 의미가 있을까? 유족들 입장에서는 특히 이 부분이 답답했을 것 같거든요.

◇김덕진: 유족 측은 억울함이 풀린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해졌다며 1심 판결에 대하여 강한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그런데 항소심에서 결과가 뒤집혔습니다.

◆이원화: 어떻게 뒤집었을까요?

◇김덕진: 2심 재판부는 2023년 1월 26일 양형이 너무 가볍다는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여 주범 A씨에게 사형을 선고했고, 나머지 공범자들에게도 살인죄를 인정해 각 징역 12년 징역 14년을 선고했습니다. 그런데 대법원에서 또다시 결과가 뒤집혔습니다. 대법원은 2023년 7월 13일 공범들의 상고를 기각해 형이 확정되었고, 주범 A씨를 중하게 처벌할 필요는 있으나 사형은 과하다고 판단하여 2심 법원인 대전고등법원으로 파기환송하였습니다. 이후 검찰은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A씨의 교화 가능성이 있는지, 당시 피해 회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 교도소로 사실 조회를 신청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원화: 저는 이 사건을 들으면서 들었던 생각이 물론 이 범행을 저지른 가해자들이 가장 큰 문제이긴 합니다. 그런데 교도소에서 살인이 벌어질 때까지 폭행 상황을 몰랐다. 이거 몰랐어도 문제 알고도 방치했어도 문제, 어떻게 생각해도 다 문제 아닌가 싶거든요.

◇김덕진: 네 실제로 수용자 관리가 허술하였던 것은 아니냐라는 논란도 있었고, 교도소 측이 위험한 재소자와 위험하지 않은 재소자 분류에 실패했다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이원화: 그렇죠. 교정 행정의 실패 아니었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사건 X파일 오늘은 강도살인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하던 중 동료 재소자를 폭행 살해한 무기수의 끔찍한 범행 짚어봤습니다. 오늘 방송 시작하면서 청취자분들에게 드렸던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누군가를 살인한 사람이 교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지 아니면 한 번 살인자는 영원한 살인자라고 보는지 했는데요. 물론 이 사건만 놓고 관련한 답을 찾을 수 없을 겁니다.하지만 가해자에 대한 너무 느슨한 판단은 주의해야 하지 않을까요?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사건 X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