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관의 마약 탐지 장비 오류로 입국하던 여성이 착용 중이던 생리대까지 벗어 몸수색을 받은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오늘(18일) 대구본부세관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대구공항에 설치된 마약 탐지 장비에서 한 여행 가방 안에 있던 전자담배 액상으로부터 마약 반응 수치가 높게 나왔다.
해당 여행 가방은 30대 여성 A씨 일행의 것이었다.
대구본부세관은 몸에 부착하는 물건을 파악하는 기계인 밀리미터파 스캐너로 A씨와 일행을 검사했다.
이 과정에서 세관 직원들은 A씨에게 착용 중인 생리대를 벗어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무리한 요구라고 판단한 A씨가 이를 거부하자 세관 직원들은 "조사 불응 시 검찰 조사를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결국 A씨는 세관 여성 직원에게 생리대를 벗어서 보여줘야 했다.
대구본부세관은 20분간 검사를 한 후 마약으로 의심할 만한 소지품이 나오지 않아 현장에서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A씨는 "(세관으로부터) 별다른 사과는 받지 못했다. 그저 출국장을 나가서 다시 착용하면 된다는 안내 멘트뿐이었다"며 "생리대가 없어 바지와 속옷은 생리혈로 인해 다시 입기 힘들 정도였다"고 토로했다.
마약 양성 반응은 A씨의 일행 가방에 있던 전자담배 기기의 이상 문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본부세관 측은 "최근 실제로 신체 특정 부위에 마약을 숨겨서 들어왔다가 적발된 경우가 있었다"면서 마약 양성 반응 검출에 따른 필요한 조사였고, 절차상의 문제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다만, 선량한 시민이 피해를 본 사실은 인정하며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팀 박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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