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교육부가 내년부터 일부 학년에 도입하겠다고 밝힌 AI디지털교과서가 좌초 위기에 놓였습니다.
준비 기간도 부족하다는 문제 등이 제기되면서 교과서가 아닌 학습자료로 활용하는 내용의 법안이 이르면 다음 주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습니다.
염혜원 기자입니다.
[기자]
AI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한 초등학교 수학 수업입니다.
선생님은 대형 모니터에 수업 자료를 띄워놓고 설명하고, 학생들은 각자의 디지털 기기로 문제를 풉니다.
[설지유 / 경기 문원초등학교 3학년 : 학교에서는 교과서로 수업을 하는 데 그럼 좀 지루했고, 컴퓨터로 하니까 새로우니까 좀 더 잘 듣게 됐어요.]
내년부터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와 고등학교 1학년에서 이런 수업을 진행할 계획인데 학생 수준별 교육이 가능하다는 장점의 이면엔 우려도 적잖이 제기됐습니다.
대표적으로 도입 속도의 문제입니다.
지난달 말에 검정에 통과된 AI디지털교과서를 가지고 3월부터 수업을 하는 건 무리라는 겁니다.
[김광식 / 전북 남원초 교사 : AIDT나 스마트 교육을 활용하는 것도 어디까지나 수업의 한 방법이기 때문에 AIDT활용을 넘어서 선생님들께서 먼저 수업에 대해서 설계를 하고 교육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가장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의 디지털 기기 중독이나 문해력 저하에 대한 우려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국회는 야당 주도로 AI디지털교과서 도입에 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학생 모두가 사용해야 하는 교과서가 아닌 학교장 재량에 따라 선택하는 교육자료로 지위를 낮추는 겁니다.
개정안은 다음 주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습니다.
[문 정 복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7일) : 우선 교육자료로 가고 충분히 검증된 이후에 교과서로 채택해도 늦지 않는다. / 시연에 갔던 선생님들의 90%가 AI디지털교과서 도입을 반대했습니다.]
교육부는 교과서 지위는 인정하되 내년 1년을 유예기간으로 두자고 설득에 나섰지만,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이주호 /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지난 17일) : 교육자료로 했을 때는 어떤 문제가 생기는가 하면, 교과서기 때문에 거기에 따른 정부의 철저한 규제나 보호장치 들어갈 수가 있습니다. 아이들의 개인정보 이슈라든가….]
만약 법안이 통과된다면 막대한 돈을 들여 AI디지털교과서를 개발한 업체들은 소송도 불사한다는 입장입니다.
대통령 권한 대행인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재의요구를 건의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현재 정국을 고려했을 땐 이마저도 쉽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YTN 염혜원입니다.
촬영기자 : 시철우
영상편집 : 한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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