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박석원 앵커, 조예진 앵커
■ 출연 : 표정우 사회부 기자
[앵커]
인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가 사흘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화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가운데 일부 구조물의 붕괴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물류센터 주변에는 대피명령이 내려졌는데요.
현장을 취재한 표정우 기자와 현재 상황과 진화가 길어지는 이유를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화재 발생부터 지금까지 상황 간단히 정리해주시죠.
[기자]
그제(18일) 새벽 6시 50분쯤 인천 석남동에 있는 쿠팡 물류센터 6층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소방당국은 대응 1, 2단계를 잇달아 발령하고 진화 작업을 했지만, 이후 인천 지역 소방력만으로는 진압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국가소방동원령을 내렸고, 서울과 경기 등 인근 시·도의 인력과 특수장비를 현장에 투입했습니다.
화재 당시 출근한 것으로 확인된 물류센터 관계자 121명은 모두 스스로 대피했고, 현재까지 민간인 인명피해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소방대원 1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 치료를 받았고, 다른 대원 1명은 탈진 증상으로 치료받은 뒤 퇴원했습니다.
불은 6층에서 시작해 건물 외벽 등을 통해 7층까지 번진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사흘째 큰 불길이 잡히지 않는 상황입니다.
[앵커]
화재가 51시간을 넘겼는데 이렇게 장시간 이어지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자]
소방당국은 진화가 길어지는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대원들이 불이 난 층 내부 깊숙한 곳까지 접근하기 어렵다는 점을 들고 있습니다.
대원 안전을 고려해 화재가 난 층의 직접 진입이 제한되면서, 불이 집중된 내부 구역에 가까이 다가가 물을 뿌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 물류센터는 한 층 면적만 약 3만 3천㎡로, 축구장 15개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6층과 7층에는 생활용품과 공산품 등 불에 타기 쉬운 물품이 대량으로 쌓여 있습니다.
내부에는 사람이 계단을 통해 오르내리는 3단 선반과 높이 8m 정도의 선반이 함께 설치돼 있고, 통로 폭도 약 1.3m에 불과합니다.
일부 선반이 무너지거나 옆으로 쓰러지면서 대원들이 소방호스를 끌고 안으로 들어가는 데에도 어려움이 컸습니다.
또 이 건물에는 화물차가 상층부까지 직접 오르내리는 넓은 경사형 진입로가 설치돼 있는데, 이 진입로가 개방돼 있어 바람이 건물 안으로 들어옵니다.
실제로 화재 초기 바람 방향이 두 차례 바뀌면서 소방이 장비와 인력을 다시 배치해야 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앵커]
소방은 어젯밤 11시쯤이면 큰 불길을 잡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왜 아직도 초진이 안 된 건가요?
[기자]
소방은 어제 아침 7시 상황을 바탕으로 16시간 정도면 초진이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다만, 화재 진행 상황에 따라 소요 시간은 달라질 수 있다는 전제를 달았는데요.
여기서 초진은 불을 완전히 끄는 것이 아니라, 큰 불길을 통제해 더 확산할 위험이 상당 부분 사라진 단계를 말합니다.
문제는 대원들이 불이 난 층 안으로 직접 들어가지 못하고 있어 건물 내부의 불길과 남아 있는 불씨를 정확히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외부에서 보이는 연기나 불길이 줄더라도 선반과 적재물 아래에서 연소가 계속되면 초진을 선언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내부 적재물의 연소가 예상보다 오래 이어진 것으로 보이는데요.
예상보다 진화에 시간이 더 걸리는 이유와 앞으로 예상은 오늘 브리핑에서 추가로 확인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내부 진입이 어려운 상황인데, 소방은 어떤 방식으로 불을 끄고 있습니까?
[기자]
소방은 우선 고가사다리차와 굴절차를 이용해 건물 외부에서 불이 난 6층과 7층에 물을 집중적으로 뿌리고 있습니다.
헬기를 이용한 공중 진화도 병행했고, 인근 유수지에서 대량의 물을 끌어오는 대용량포방사시스템도 가동했습니다.
이 장비는 일반 소방차보다 많은 양의 물을 먼 거리까지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데요.
소방은 시스템 가동 이후 거센 주불의 기세를 상당 부분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화재가 시작된 6층 바로 아래인 5층에는 소방호스를 든 대원들을 배치해 불길이 아래층으로 번지는 것을 막고 있습니다.
또 물류센터 안에 가득 찬 연기를 밖으로 빼내고 내부로 물을 뿌릴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화물차 진입로인 램프와 6층 본관이 맞닿는 지점의 외벽 일부를 부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앵커]
화재가 길어지면서 건물이 무너질 위험은 없는 겁니까?
[기자]
현재까지 확인된 전문가 판단은 건물 전체가 한꺼번에 무너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쪽입니다.
현장을 점검한 전문가는 물류센터의 층별 바닥판이 무거운 적재물을 견디도록 설계돼 있어, 각 층의 바닥판이 무너지지 않는 한 전체 건물이 붕괴할 우려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건물 전체 붕괴와 일부 구조물의 안전 문제는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일부 층에서는 장시간 고열로 콘크리트 표면이 터져나가는 현상이 나타났고, 안쪽 철근이 드러난 부분도 관찰됐습니다.
전문가들은 화재를 진압한 뒤 정밀 안전진단을 하고 필요하면 건물을 받치는 지지대를 설치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어제저녁 이뤄진 상황판단회의에서 일부 전문가는 화재가 계속될 경우 본관 일부가 옆으로 변형돼 화물차 진입로 구조물과 충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반면 적재물이 불에 타 없어지면 건물에 가해지는 하중도 줄기 때문에 이 같은 가정이 타당하지 않다는 반론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렇게 전문가 의견이 엇갈렸지만, 인천 서해구는 안전을 우선해 어젯밤 램프 주변에 선제적인 대피명령을 내렸습니다.
[앵커]
대피명령은 주택가 주민들도 대상에 포함되는 건가요?
[기자]
인천 서해구는 어젯밤 11시를 기해 물류센터의 화물차 진출입로인 램프구역 반경 116m에 대피명령을 내렸습니다.
대상은 물류센터 남쪽에 있는 중소 제조업체와 상가, 사무실 등입니다.
대피 대상 구역에 주택 밀집지역은 포함되지 않아 일반 주택가 주민들에게 내려진 대피명령은 아닙니다.
또 화재 진압과 현장 통제를 계속해야 하는 소방대원과 경찰관도 대피명령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앵커]
현재까지 주변 환경에 미친 영향은 없습니까?
[기자]
인천시는 어제 브리핑에서 현장 주변 미세먼지 측정 결과가 안전한 수준이었고, 당시 다른 유해물질 측정에서도 특이사항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는 당시 측정 결과인 만큼 관계기관은 화재가 이어지는 동안 대기 상태를 계속 측정하고 있습니다.
공식 측정 수치와 별개로 현장에서는 연기 냄새가 나고 검은 분진이 날려 창문을 열지 못하거나, 집과 차량에 분진이 내려앉았다고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연기와 분진 피해가 이어지면서 임시 대피소를 찾는 주민도 늘고 있습니다.
오늘 오전 7시 기준 신현초와 신현북초에 마련된 대피소에는 모두 88세대, 주민 160여 명이 머물고 있습니다.
물류센터와 가까운 신석초등학교는 오늘 하루 휴교했고, 주변 어린이집 31곳에도 휴원이 권고됐습니다.
[앵커]
앞으로 진화 작업과 조사 과정에서 어떤 부분을 확인해야 합니까?
[기자]
가장 먼저 큰 불길이 통제돼 소방이 언제 초진을 선언할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전문가들은 불이 난 6층과 7층뿐 아니라 5층 등 아래층으로 불길이 번지지 않았는지도 계속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건물 구조의 안전성이 확보돼 소방대원들이 내부로 들어갈 수 있을지가 진화 속도를 좌우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부 구조물과 램프구역에서 실제 변형이나 이동이 관측되는지, 반경 116m 대피명령이 유지되거나 확대·해제되는지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소방당국은 불을 완전히 끈 뒤에는 구조 전문가들이 건물 전체와 램프 연결부를 정밀 진단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화재 초기 스프링클러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는지, 불이 정확히 어디에서 어떤 이유로 시작됐는지도 조사할 예정입니다.
소방은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고 진화 과정에서 물이 나오는 것은 확인했지만, 초기 작동 여부는 불을 완전히 끈 뒤 수신기 기록 등을 분석해야 알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장시간 화재로 인한 물류센터와 적재물의 피해 규모, 주변 사업장과 주민들의 분진·연기 피해도 함께 조사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편집 : 이정욱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