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증원과 이에 따른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빚어진 의료 대란 기간에 폐쇄 위기에 처했던 응급실에 취업한 퇴직 보건소장이 행정 절차 누락을 이유로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22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경남의 한 지역 보건소장이던 A씨는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가 벌어진 2023년 11월 보건소에서 퇴직했다.
당시 보건복지부는 부족한 의사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시니어 의사 지원 사업'을 통해 지원금을 제공하며 은퇴한 의사들의 공공의료 현장 복귀를 장려했다. 이에 A씨는 경기의료원 포천병원으로 자리를 옮겼고, 방문 진료에 매진했다. 그는 "병원에 오지 못하는 환자들을 찾아가 진료하는 일을 했다"며 "경기도의 공약 사업이었는데, 인력이 부족하다는 소리에 일을 맡았다"고 돌아봤다.
그러던 차에 A씨는 응급실 의사 정원 5명 가운데 4명이 떠나 폐쇄 위기에 처한 서울특별시 동부병원의 소식을 들었고, 2025년 9월 해당 병원 응급실에 진료의사로 취업했다. 이후 A씨는 이곳 응급실에서 1년 가까이 야간과 공휴일 진료를 도맡았다.
하지만 올해 4월, A씨가 보건소장으로 몸담았던 지역의 자치단체는 퇴직 공직자의 임의 취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취업 일제 조사 대상이라고 그에게 통보했다. 이에 A씨는 즉시 사유서를 제출하고, 인사혁신처에도 문의했다.
A씨는 인사혁신처 문의에서 "공직자윤리법은 공직자의 부당한 사익 추구를 막기 위한 훌륭한 법이나, 기계적으로 적용된다"며 "필수의료 인력의 공공병원 진료 현장 복귀마저 불필요한 행정적 압박으로 가로막아서는 안 될 것"이라고 남겼다.
그러나 경상남도공직자윤리위원회는 올해 5월 그가 동부병원에 취업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사전에 취업 제한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임의로 취업한 것은 법 위반이라며 관할 법원에 그 사실을 통보했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이 경우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A씨는 "현재 과태료 관련 재판 중으로, 절차를 몰랐던 점은 나의 불찰이라고 재판부에도 인정했다"며 자신의 과오를 수긍하면서도 "국가는 한 손으로는 지원금을 들고 '와 달라' 했고, 다른 손으로는 과태료 고지서를 내밀었다. 이는 위기 때 현장으로 달려갈 의사들의 발을 묶는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A씨는 재난 발생 시 취업 심사 대상자의 임상 진료 목적 취업에 대한 특례를 만들어 달라고 정부에 제안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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