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재산 절반은 내 몫" 각서까지 썼는데…남편 사망 후 시어머니 '황당' 주장

2026.08.27 오전 11:02
□ 방송일시 : 2026년 08월 27일 (목요일)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박수민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도움말 : 법무법인 신세계로


◇ 조인섭 : 당신을 위한 law하우스, 박수민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 박수민 :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박수민 변호사입니다.

◇ 조인섭 : 자, 오늘의 고민 사연은 어떤 내용일까요?

◎사연자 : 저는 8년 차 주부입니다. 남편은 저보다 7살이 많은데요, 대학 시절에 처음 만났습니다. 학교 앞 카페에서 저를 보고 첫눈에 반했다면서 쫓아다니기 시작했죠. 처음에는 나이 차이도 있어서 부담스러웠지만, 막상 만나보니 듬직하고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남편과 결혼했습니다. 남편은 사업을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업은 크게 성공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모든 걸 잃을 수도 있다. 어차피 우린 끝까지 하나니까, 잘돼도 같이 잘되고 어려워도 같이 감당하자" 라고 늘 말하곤 했죠. 저는 그 말에서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혼인신고를 하기 전에 약속을 하나 했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결혼해서 함께 모으는 재산은, 그 명의가 누구로 되어 있든 무조건 절반씩 공유한다"는 내용의 계약서를 작성하고 서로 서명까지 해뒀죠. 결혼 후 남편의 사업은 다행히 정말 잘 풀렸습니다. 8년 동안 남편 명의로만 무려 30억 원에 달하는 재산이 모였죠. 저도 이제는 여유를 갖고 예쁜 아이를 가져보려고 했죠. 그런데 얼마 전, 남편이 거래처를 다녀오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장례를 치르고 정신을 추스를 틈도 없이 시어머니와 상속재산 문제로 갈등이 생겼습니다. 저는 시어머니께 결혼 전에 남편과 썼던 '절반 공유 계약서'를 보여드리며, "이 재산의 절반은 애초에 제 몫으로 약속된 것이니, 그 절반을 뺀 나머지 절반만 상속 재산으로 봐야 한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시어머니는 단호하셨습니다. "그건 너희 둘이서나 쓴 종이 쪼가리일 뿐이고, 나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다. 내 아들 이름으로 된 재산이니 법대로 똑같이 나누자" 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결혼 전에 남편과 썼던 계약서는 남편이 사망한 지금, 시어머니 앞에서는 아무런 법적 효력이 없는 건가요? 만약 이 계약서가 소용없다면, 자녀가 없는 저와 시어머니는 30억 원의 재산을 각각 얼마씩 나눠 갖게 되는 건가요?

◇ 조인섭 :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오늘의 사연, 만나봤습니다. 결혼 전에 부부가 혼인 중 모은 재산은 절반씩 나누기로 계약을 했는데, 남편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시어머님과 상속재산을 어떻게 나눌지가 문제가 됐습니다. 박수민 변호사, 이 계약서 하나로 결과가 얼마나 달라질 수 있을까요?

◆ 박수민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사건은 그 계약서를 '등기'해 두었느냐 아니냐에 따라 사연자분이 받으실 금액이 무려 6억 원 넘게 차이 납니다. 오늘의 핵심입니다.

◇ 조인섭 : 6억 원이나 차이가 난다고요? 계약서 한 장 때문에 그렇게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까?

◆ 박수민 : 네. 사연자분이 결혼 전에 남편과 작성하신 계약, 법적으로는 '부부재산계약'이라고 부릅니다. 우리 민법이 부부 사이의 재산 문제는 원칙적으로 당사자 합의에 맡기고 있어요. 그래서 혼인신고를 하기 전에 부부가 재산에 관한 약정을 자유롭게 체결할 수 있습니다.

◇ 조인섭 : 그렇다면 우선 사연자분이 남편과 작성한 부부재산계약 자체는 법적으로 유효한 계약인 거죠?

◆ 박수민 : 네, 부부 사이에서는 그대로 유효합니다. 사연자분과 남편분 사이에서는 "재산의 절반은 아내 것"이라는 약정이 온전히 효력을 갖습니다. 이 부분은 다툼의 여지가 없어요.

◇ 조인섭 : 그런데 문제는 이 계약의 효력을 시어머님에게도 주장할 수 있느냐, 이 부분인 것 같은데요?

◆ 박수민 : 바로 그 지점입니다. 민법에는 아주 중요한 조항이 하나 있는데요. 부부재산계약을 혼인신고 하기 전까지 '등기'해 두지 않으면, 그 계약 내용을 부부의 승계인이나 제3자에게 주장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 조인섭 : 여기서 말하는 승계인이나 제3자에 남편의 상속인인 시어머님도 포함되는 건가요?

◆ 박수민 : 네, 남편이 사망하면서 상속인이 되신 시어머님은 여기서 말하는 '승계인' 또는 '제3자'에 해당합니다. 그러니까 계약서를 등기해 두지 않았다면, 사연자분은 시어머님께 "이 재산의 절반은 원래 내 것"이라고 주장할 수가 없게 됩니다.

◇ 조인섭 : 그런데 ‘부부재산계약을 등기한다’는 게 청취자분들께는 좀 생소할 것 같습니다. 집을 사고팔 때 하는 부동산 등기와는 다른 건가요?

◆ 박수민 : 부동산 등기와는 다른 별도 절차인데요. 가정법원이 아니라 남편(또는 부부 공동)의 주소지 관할 등기소에 '부부재산약정등기'라는 것을 신청하게 됩니다. 이걸 혼인신고 전까지 마쳐두어야 제3자에게도 효력이 미치는 거죠. 그런데 실무에서 이 절차를 아는 분이 많지 않고, 결혼 준비 과정에서 놓치시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 조인섭 : 결국 사연자분이 결혼 전에 이 계약을 등기해 뒀는지 아닌지가 상속액을 가르는 핵심이 되겠네요.

◆ 박수민 : 네. 먼저 시어머님과 사연자분이 상속을 어떻게 나누는지부터 짚어야 합니다. 남편분이 자녀 없이 돌아가시고 배우자와 어머니만 계신 상황인데요. 이런 경우 배우자와 직계존속, 그러니까 시어머님이 공동상속인이 됩니다. 그리고 배우자에게는 5할이 가산되기 때문에, 사연자분이 3, 시어머님이 2의 비율로 나누게 됩니다. 즉 사연자분이 5분의 3, 시어머님이 5분의 2예요. 부부재산계약을 등기해 두었다면, 계약이 시어머님에게도 효력이 있으니, 남편 명의 30억 원 중 절반인 15억 원은 처음부터 사연자분 몫입니다. 이 15억은 상속재산이 아니에요. 사연자분 고유재산인 겁니다. 그러면 상속 대상이 되는 재산은 나머지 15억 원이 됩니다. 이걸 사연자분과 시어머님이 3대 2로 나눕니다. 이 경우 사연자분이 9억 원을, 시어머님이 6억 원을 상속받게 되는 것이고, 여기에 사연자분의 원래 몫 15억 원을 더하면 사연자분은 총 24억 원을 확보하시게 됩니다.

◇ 조인섭 : 그러면 반대로 부부재산계약서를 작성하기만 하고 등기는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달라질까요?

◆ 박수민 : 이 경우 부부재산계약은 사연자분과 남편 사이에서만 효력이 있고, 시어머님께는 주장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 남편 명의 30억 원 전부가 상속재산이 됩니다. 이걸 3대 2로 나누면, 사연자분은 18억 원을, 시어머님은 12억 원을 각각 상속받습니다. 결과적으로 등기했을 때 24억 원, 안 했을 때 18억 원으로 6억 원 차이가 납니다.

◇ 조인섭 : 정리해 보면, 사연자분은 등기를 했다면 24억 원, 하지 않았다면 18억 원을 받게 되는 거네요. 시어머님도 등기가 돼 있으면 6억 원, 안 돼 있으면 12억 원이니까 시어머님 입장에서도 등기 여부가 굉장히 중요한 문제겠어요.

◆ 박수민 : 정확합니다. 그러니 시어머님이 "그건 너희끼리 얘기"라고 하시는 게 감정적인 반응만은 아니고, 법적으로도 등기 여부에 따라 시어머님께 상당한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인 겁니다.

◇ 조인섭 : 그렇다면 사연자분은 지금 가장 먼저 무엇부터 확인하고, 상속 문제는 어떤 순서로 정리해 나가는 게 좋을까요?

◆ 박수민 : 정리해 드리면 이렇습니다. 첫째, 결혼 전에 작성하신 계약서 원본과 함께, 부부재산약정등기부등본을 발급받아 확인하세요. 만약 등기가 되어 있다면 사연자분이 24억 원을 확보하실 수 있는 강력한 근거가 됩니다. 등기가 안 되어 있다면 안타깝지만 그 계약서는 시어머님께는 효력이 없습니다. 둘째, 계약서가 있더라도 그 자체로 상속 문제가 끝나는 건 아닙니다. 남편분의 다른 재산이 있는지, 채무는 없는지, 상속재산의 범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게 우선입니다. 셋째, 시어머님과의 관계 관리도 중요합니다. 법적으로는 몫이 정해져 있지만, 실제 협의분할 과정에서 감정이 상하면 소송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가능하면 협의분할서를 정리하시는 걸 권해드립니다. 넷째, 이 사연을 듣고 계신 예비 부부분들께 한 말씀 드리자면, 혼인 전에 부부재산계약을 맺으실 계획이라면 반드시 혼인신고 하기 전에 '등기'까지 마치시길 바랍니다. 계약서 서명만으로는 나중에 오늘 같은 상황이 벌어졌을 때 제3자에게 효력을 주장할 수 없습니다.

◇ 조인섭 : 지금까지 상담 내용을 정리해 보자면 혼인 전에 작성한 부부재산계약은 부부 사이에서는 유효하지만 제3자에게까지 그 효력을 주장하려면 혼인신고 전에 등기까지 마쳐야 합니다. 이번 사연에서는 등기 여부에 따라 사연자분이 확보할 수 있는 재산이 24억 원과 18억 원으로 크게 달라질 수 있는데요, 따라서 계약서 원본과 함께 부부재산약정등기 여부를 먼저 확인하고, 남편의 재산과 채무 범위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박수민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 박수민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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