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다른 업체는 들러리"...교복 업체들 '나눠 먹기' 정황

2026.10.27 오전 05:43
[앵커]
경기도 고양에 있는 교복업체들이 학교 입찰 과정에 담합을 시도하려던 정황이 YTN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업체마다 낙찰받을 학교를 나누고 다른 업체들이 '들러리' 서는 방식으로 지역 업계에서 수년간 담합이 이뤄져 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수빈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고등학교 교복 납품 입찰에 참여한 업체 대표 A 씨는 마감을 앞둔 지난달 9일 경쟁 업자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자신이 낙찰받기로 예정돼 있다며 다짜고짜 투찰을 빼라는 겁니다.

[경쟁 교복업체 대표 B 씨 : 사장님이 무조건 빼셔야 돼…. 그래야만 이 체제가 유지가 되는 거지…. (침범하면) 내년이고 뭐고 다 진짜 전쟁이야.]

다른 입찰 업체들은 사전에 교감한 '들러리'들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경쟁 교복업체 대표 B 씨 : (B 업체하고 C 업체가 들러리로 들어온 거야?) 사장님은 저하고 커뮤니케이션해서 들어간 게 아니지 않습니까?]

전국 중고등학교 교복은 학교별로 경쟁 입찰을 통해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한 업체를 선정하는데, 낙찰자를 미리 정해두는 '입찰 담합'을 약속했다는 겁니다.

A 씨가 입찰을 거둬들이지 않고 한 벌당 39만 3천 원에 낙찰받으면서 경쟁사의 시도는 실패했습니다.

그런데 적어도 이 지역에서만 수년간 이런 짬짜미가 반복된 것으로 보입니다.

4년 전 2023학년도 교복 입찰을 앞두고는 다른 경쟁업체에서 아예 낙찰받을 학교 명단을 미리 정리해 둔 목록을 보내오기도 했습니다.

6개 업체가 어느 학교 교복을 납품할지 정해뒀으니, 자신이 맡을 곳엔 투찰하지 말라는 취지입니다.

[교복 업체 대표 A 씨 (2022년 8월 통화) : 명단을 빨리 문자로 좀 보내 줘봐요.]

[경쟁 교복업체 대표 C 씨 (2022년 8월 통화) : 내 학교 내가 쫙 사장님한테 다 보내 드릴 테니까, 보시고 참고하시라고요.]

YTN이 이듬해 실제 입찰 결과와 비교해 봤더니, 학교 40여 곳 가운데 30곳 이상은 목록에 있던 업체와 교복 계약을 맺었습니다.

A 씨처럼 사전에 모의하지 않은 업체가 뛰어들어 변수가 생긴 일부 학교를 제외하고는 담합이 대체로 성공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A 업체 대표 : 이들의 담합에 참여하지 않으면 더 많은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말도 하고, 참석을 안 하면 공동의 적으로 만들어 가지고….]

모의 정황이 담긴 문서를 주고받은 업체 관계자는 담합 의혹에 대해 금시초문이라고 YTN에 입장을 밝혔습니다.

A 씨에게 입찰 포기를 종용했던 경쟁사 대표에게도 여러 차례 해명을 요청했지만, 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YTN 이수빈입니다.

영상기자 : 이근혁, 구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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