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티베트 사태를 계기로 중국인들의 민족주의 감정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20대의 평범한 여성 두 명이 각각 '영웅'과 '반역자'란 극명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어떤 일 때문인지 베이징 류재복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7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베이징 올림픽 성화 봉송 행사.
티베트 시위대가 갑자기 성화를 뺏기 위해 달려듭니다.
하지만 휠체어에 앉은 여성은 성화를 꼭 안은 채 버티고 있습니다.
28살의 장애인 진징은 이 사건을 계기로 중국의 영웅으로 떠올랐습니다.
[인터뷰:진징, 성화 봉송자]
"올림픽 성화를 지켜내는 것이 중국의 자존심을 지키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진징의 행동은 중국인들의 민족주의 감정을 촉발시키는 기폭제가 됐습니다.
티베트 사태를 계기로 중국과 불편한 관계에 빠진 프랑스는 대통령의 친서를 휴대한 특사가 진징을 직접 찾아 위로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이 여성은 중국인들로부터 반역자로 낙인찍히는 신세가 됐습니다.
미국 듀크대에서 유학하고 있던 20살 왕첸위안은 티베트 사태 찬반 시위에서 티베트를 옹호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인터뷰:왕첸위안, 듀크대 유학생]
"중국인으로서 나는 스스로 판단할 권리가 있습니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인터넷에는 쳰위안을 비난하는 글이 폭주했습니다.
중국 관영 CCTV를 비롯한 언론들도 첸위안을 추악한 유학생이라고 매도했습니다.
산둥성 칭다오에 사는 첸위안의 부모 집에는 인분이 뿌려지기도 했습니다.
개혁개방 30년만에 강대국으로 떠오른 중국.
높아진 위상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베이징 올림픽과 내부분열의 씨앗이 담긴 티베트사태가 겹치면서 맹목적 애국주의가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중국의 이런 경향은 배타적인 민족주의 경향으로 이어지면서 자국민에게도 극단적인 환호나 비난이라는 왜곡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YTN 류재복[jaebogy@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