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일본 열도가 일본 대표팀의 월드컵 8강 진출 여부를 가르는 파라과이와의 대결을 앞두고 후끈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 대표팀의 선전이 계속되면서 서포터스들의 응원도 가히 폭발적입니다.
하지만 응원 문화는 우리와는 사뭇 다른 점이 많습니다.
도쿄 김상우 특파원 연결해 일본의 월드컵 열기 등을 알아봅니다.
일본 축구의 기세, 한마디로 엄청납니다.
당초에는 우리 보다 기대가 저조하지 않았나요?
[리포트]
월드컵이 시작되기 전까만 하더라도 일본 팀의 16강 진출을 예상한 전문가나 언론사는 매우 드물었습니다.
예컨대 일본 대표팀의 상징색과 유니폼이 파란색이라서 대표팀을 사무라이 블루라고 부르고 있는데요.
남아공 월드컵 개막 전까지만 해도 워낙 성적이 안좋아 이를 비꼬아서 거꾸로 '블루 사무라이', 즉 영어 '블루'에 '우울한' 이란 뜻을 담아 '우울한 사무라이'라고 부를 정도였습니다.
월드컵을 앞두고 가진 평가전에서 한국전을 포함해 5전 1무 4패의 수모를 겪은데다 남아공 현지 출국을 눈 앞에 두고 감독 퇴진 소동까지 벌어진게 주요 원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대표팀의 오카다 다케시 감독은 취임 당시는 물론 남아공으로 떠나기 전까지 목표는 '일본 축구 사상 처음으로 4강 진입'이라고 거듭 공언해 왔는데요, 본선에서 자신의 공약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듯 잇따라 승리를 이끌자 일본 언론은 오카다 매직, 오카다 마법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마치 마법에 걸려 이미 4강 진입을 눈 앞에 둔 듯한 보도들이 벌써부터 잇따르고 있습니다.
[질문]
일본 대표팀의 선전이 계속되면서 서포터스들의 응원도 열광적일 듯 한데요, 먼저 우리의 응원과 어떤 점이 다릅니까?
[답변]
일본에서는 한국처럼 길거리나 광장에서 응원하는 모습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수십 만 명이 모이는 우리 한국의 길거리 응원 문화는 한국만의 전매 특허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일본에서는 공원의 한 지역, 그것도 펜스나 경계를 확실히 친 제한된 지역이나 실내 등에서 응원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바꿔 말해 주로 실내인데 야외라 하더라도 울타리를 확실히 그어놓고 그 밖으로 절대 나오면 안되는 것입니다.
응원 장소를 이렇게 제한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주변에 불편을 끼쳐서는 안된다는 일본 특유의 문화 때문이고요.
둘째는 영상 저작권 문제인데요 월드컵 생중계이지만 이른바 퍼블릭 뷰잉의 허가 문제, 즉 공공적 장소에서의 시청권이 엄격하기 때문입니다.
[질문]
일본에서는 응원이 주로 주로 건물 안에서 이뤄진다고 했는데, 입장료는 있습니까?
[답변]
거의 대부분 입장료를 받습니다.
이번 처럼 월드컵과 같은 세계적인 빅 이벤트가 있을 때는 흔히 도쿄 외곽의 축구 경기장인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공동 관람을 하는데요.
우리로 따지면 인천이나 수원의 경기장쯤 되는 곳입니다.
사이타마의 경우 1,000엔, 우리 돈 13,000원쯤입니다
경기장외의 경우 주로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이른바 스포츠바나 술집 또는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곳에서 함께 TV를 보면 응원을 하는데 이 곳의 경우 2,500엔쯤, 우리 돈 3만 원쯤입니다.
일본이 선전을 하면서 응원 분위기가 격렬한, 시부야의 경우 예컨대 내일, 8강 진출 여부를 가리는 파라과이 전의 티켓은 모두 매진된 상태입니다.
[질문]
일본에 있는 한국인들이 한국전을 응원할 때는 어땠습니까?
[답변]
제한적인 공간 내에서 응원한 것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식당이나 주차장, 한국 문화원, 민단 강당에서 이뤄졌는데요, 화면 보시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화면 상에서 보시면 거대한 외부 공간처럼 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도쿄에 있는 한 식당에 붙어있는 주차장인데요.
이 저녁 8시 반에 있었던 경기의 경우 주차장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공동 관람과 응원이 이뤄졌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토요일 우루과이전의 경우 밤 11시에 경기가 시작돼 주위에 폐를 끼칠 수 있다는 이유로 이 곳 주차장에서의 허가가 나지 않았습니다.
결국 모두들 식당이나 술집 등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지치줄 모르는 열띤 응원을 펼친 붉은악마 일본 지부의 응원 역시 실내였습니다.
식당 주위에는 일본 경찰들이 경기 시작부터 종료까지 에워쌌습니다.
길거리에서 조금이라도 소란을 피우는 것을 막겠다는 것입니다.
한일간에 응원 장소가 약간 다르다고 하더라고 자국팀에 대한 응원 열기는 비슷하다고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답변]
굳이 비교한다면 한국의 길거리 응원 문화가 열린 공간 속에서의 응원문화라고 본다면 일본은 갇힌 공간 속에서의 응원 문화라는 표현도 가능할 듯합니다.
하지만 승리의 기쁨을 억누르지 못하는 폭발적인 젊음의 열기는 응원 공간을 제한하다고 해서 제한되지는 않는 듯 합니다..
일본의 경우 16강 진출이 확정된 지난 금요일이었죠.
25일,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거리인 도쿄 중심가의 시부야, 요요기역, 하라주쿠 부근 등에서는 수백 여명이 환호성을 지르며 거리를 질주해 거리가 한 때 마비가 되기도 했습니다.
거리에서의 기쁨을 만끽하는 것만으로 불충분 한 듯 오사카에서는 흥분한 서포터스들이 번지 점프를 하듯 강으로 뛰어들기도 했습니다.
100여 명이 뛰어들 때까지 경찰은 이를 제지하지 못했습니다.
내일 경기 일본의 파라과이 전 경기 후의 일본 팬들의 모습 지켜볼 대목입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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