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그리스에 이어 제2의 유럽 금융위기 진원지로 떠오른 아일랜드에 대해 EU와 IMF는 금융권 구조조정을 통한 긴급진화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아일랜드 정부가 정치적인 이유로 '국가 구제금융'을 받지 않고 버티는 사이 세계 증시는 크게 휘청거렸습니다.
김기봉 기자입니다.
[리포트]
아일랜드에서 촉발된 금융위기가 유럽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노력이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브뤼셀에서 이틀동안 유로존 재무장관회의가 끝난 뒤 관계 기관들은 곧바로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에 모여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EU 집행위원회와 유럽중앙은행, IMF 전문가팀이 아일랜드에 파견돼 구조조정 대상 은행권의 범위와 조정 수위를 결정할 전망입니다.
[녹취:카타이넨, 핀린드 재무장관]
"구체적인 상담이 곧 시작될 것입니다. (어떤 구조금융 지원이 논의되나요?) 그건 아직 모릅니다. 다만 은행부문 구조조정을 통한 가장 좋은 방법을 찾을 뿐입니다."
EU와 IMF는 당초 아일랜드 국가에 대해 직접 구제금융을 수혈할 방침이었지만 아일랜드 정부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쳐 은행권을 통한 구조조정으로 가닥이 잡혔습니다.
내년에 총선을 앞두고 있는 아일랜드 정부가 어떻게 해서든 국가 구조조정이라는 불명예를 피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구제금융 수혈을 완강히 거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녹취:브라이언 코웬, 아일랜드 총리]
"정부는 위기가 시작될 때부터 이 나라의 경제를 살리기 위한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해왔습니다."
이에 대해 유럽의 경제연합체뿐 아니라 아일랜드 야당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녹취:엔다 케니, 아일랜드 제1야당 총재]
"당신들(정부)의 행동은 이 나라뿐 아니라 유럽의 다른 나라들 까지 위험에 빠뜨리고 있어요. 가장 큰 문제는 이 나라 국민을 위험에 방치하는 거요."
아일랜드발 불안이 계속되자 세계 금융시장은 출렁였습니다.
다우와 나스닥, S&P 500 등 미국 증시의 주요지수가 모두 1.6%에서 1.8%가까이 떨어졌고 유럽증시 또한 3%에 가까운 폭으로 크게 빠졌습니다.
아시아증시는 아일랜드 은행권의 구조조정으로 가닥이 잡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단 진정됐지만 확실한 구조조정 방안이 확정될 때까지 아일랜드 발 악재는 여전히 시한폭탄으로 남아있습니다.
YTN 김기봉[kgb@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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