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이명박 대통령과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이 합의한 외규장각 도서 반환 문제를 놓고 프랑스 내부에서 찬반 논란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이미 합의된 문제이긴 하지만 우리 정부가 프랑스 여론의 추이를 면밀히 지켜보고 대응할 필요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임장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뱅상 베르제 파리 7대학 총장과 자크 랑 문화장관 등 프랑스 지식인들은 유력 일간지 르 몽드에 쓴 기고문을 통해 외규장각 의궤 반환을 적극 찬성했습니다.
의궤를 사실상 반환하기로 한 것은 역사적 행동이자 양국 외교의 큰 성공이라며 앞으로의 양국 관계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또 한국 국민에게 의궤들이 갖는 중요성으로 볼 때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며 다른 문화재도 반환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밝혔습니다.
그러나 같은 날 의궤를 소장하고 있는 파리 국립박물관 사서 11명은 이번 의궤 반환 합의에 결사적으로 반대한다는 성명을 냈습니다.
사서들은 외규장각 도서를 프랑스의 공공자산으로 규정하며 사르코지 대통령이 한국과의 경제적 관계만 고려해 공공자산을 양도하려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서들의 반발은 실제 의궤 반환 과정에서 적지않은 진통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이들은 사르코지 대통령의 전용기를 막아서라도 반환을 막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실제로 지난 1993년 당시 미테랑 대통령이 우리나라에 의궤 한 권을 전달할 때는 의궤를 담은 상자의 열쇠를 감추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우리 정부도 프랑스와의 합의만 믿기 보다는 프랑스 여론의 추이에 적극 대응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YTN 임장혁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