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집트로 번진 '시민 혁명' 어떻게 될까?

2011.01.28 오후 01:16
[앵커멘트]

튀니지에서 시작된 시민 혁명, 이른바 '재스민 혁명이 이웃 나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특히 30년 넘게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집권하고 있는 이집트의 상황이 만만치 않습니다.

연일 시위가 이어지면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현지 시각으로 오늘 대규모 시위가 예고돼 있어 긴장이 더하고 있습니다.

국제부 취재기자를 연결해 격화되고 있는 이집트 시위 상황 알아보겠습니다. 이승훈 기자!

이집트에서는 어제도 시위가 이어졌죠.

지금까지 시위로 몇명이나 숨졌습니까?

[리포트]

시위가 시작된 게 현시시각으로 지난 25일이니까, 사흘동안 시위가 진행된 셈입니다.

지금까지 모두 7명이 숨지고 수백여 명이 다친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또 적어도 1,000여 명이 경찰에 구금됐습니다.

어제도 수도 카이로와 알렉산드리아 등에서 크고 작은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특히 시나이 지역에서는 시위대가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17살의 소년 한 명이 숨졌습니다.

시위가 벌어진 곳에서는 돌과 화염병이 등장했고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로 맞서고 있습니다.

문제는 시위대의 일부가 무기를 탈취해 경찰을 공격하는 등 사태가 복잡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질문]

이집트 시위가 이렇게 과격 양상으로 치닫는 이유가 있을텐데요.

이번 이집트 시위의 원인은 무엇입니까?

[답변]

북아프리카의 '도미노 시민 혁명'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지도자의 장기 독재에 따른 부패입니다.

이집트의 경우 무바라크가 대통령이 된게 지난 1981년 이니까 벌써 30년이 넘었는데 오는 9월로 예정된 대선에 또 나오고 6선 할 거라는 것이 일반적 예상입니다.

문제는 자신의 출마를 넘어 아들인 가말 무바라크 집권 여당의 정책위 의장에게 권력을 물려주겠다는 징후가 여러군데서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물이 고이니 썩게 되는 것이죠.

대통령 일가에 재산이 몰리고 있고 하급 관리의 뇌물 수수는 이미 관행입니다.

서민과 대중, 힘없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무시됐고 합리성과 이성은 경시됐고, 결국은 돌로 맞서고 있다는 게 외신들의 보도입니다.

[질문]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는데 뭔가 대책을 내놓아야 하지 않을까요?

[답변]

안타깝게도 현재까지는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학생과 야당에 '대화하자'는 게 다입니다.

'개헌'과 같은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엔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대신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압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유럽 연합은 이번 시위를 '국민의 욕구가 반영된 대통령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라고 밝혔습니다.

하루빨리 국민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평화적인 해법을 찾으라는 것입니다.

'중동의 안보'를 우려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비난을 받기도 했던 미국의 오바바 대통령.

결국 오늘 새벽에 한마디 했는데요.

이집트에 필요한 것은 '정치개혁'이라며 무바라크 대통령을 기분나쁘지 않은 범위에서 압박했습니다.

반기문 UN 사무총장도 이집트 청년 학생들의 시위는 '정당한 우려'라고 강조 했습니다.

[질문]

반 총장 이야기를 하니까 생각이 나는데요, 모하메드 앨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이 귀국을 했죠?

[답변]

우리시각으론 오늘 새벽 이집트에 도착을 했는데요.

앨바라데이는 아주 우리 귀에 익숙한 이름이죠.

북한의 핵문제와 뗄 수 없는 인물.

지난 2009년까지 IAEA 사무총장을 했고 노벨평화상 수상자이기도 합니다.

무바라크의 현재 가장 강력한 정적입니다.

지난해 2월부터 정치개혁 조직을 만들어서 헌법개정, 자유 선거 보장을 요구하는 운동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튀지니 시민 혁명이 나자 이집트에서도 그런 운동이 시작되야 한다고 여러 차레 말해온 인물이기도 합니다.

도착 성명에서 그는 "국민 특히 젊은이들이 내가 변화에 앞장서기를 원한다면 나는 그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했습니다.

[질문]

현지시각으로 오늘 오후 대규모 시위가 예정돼 있죠.

이집트 사태 어떻게 전개될 것 같습니까?

[답변]

오늘은 무슬림들의 금요예배가 있는 날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예배를 마치고 거리로 쏟아져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현지 보안당국은 이미 요소요소에 경찰력을 배치해 만약에 사태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 이집트 시위의 특징은 어떤 주도 세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 '사전 소통'한 젊은이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사태는 심각해지고 세계인의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 정작 현지 일간 신문들은 "정부는 이미 빈곤층을 위해 임금을 인상했다, 무바라크 정부는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할 것이다"라는 정부의 유화책을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습니다.

YTN 이승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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