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지난해 2차세계대전 당시 강제 징용피해 한국인들에게 후생연금 탈퇴 수당으로 단돈 99엔을 지급해 파문을 일으킨 일에 대한 재심사 공개 심리가 열렸습니다.
66년 전 일본 정부가 약속한 연금 지급을 지금이라도 현실화해서 지키고, 잃어버린 양심을 되찾으라고 촉구하는 항의 시위가 도쿄에서 벌어졌습니다.
도쿄에서 박철원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녹취]
"99엔 웬말이냐 사죄하고 보상하라!!"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 도쿄 시내 한 가운데에 한국인들의 3보 1배 항의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지난해 이맘때 쯤 일본 정부는 과거 강제 징용 피해자들에 대해 후생연금 탈퇴 수당으로 단돈 99엔을 지급해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우리 돈으로 1,300원에 불과한 어이없는 전후 보상인 셈이었습니다.
피해자들은 즉시 재심을 청구했고 1년이 지나 후생노동성에서 열리게 된 재심 공개 심리를 앞두고 제대로 된 전후보상과 사죄를 촉구했습니다.
[녹취:이와츠키 코우지, 변호사]
"문제의 본질은 일본이 식민지하의 소녀들을 강제 연행해 강제 노동을 시킨 것입니다."
어린 나이에 강제 징용당하고도 단 한 푼도 받지 못하고 귀국했던 피해자들은 반세기가 지나도록 한 맺힌 삶을 살아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녹취:양금덕, 83세]
"그렇게 정직하다는 일본 사람들이 66년 동안 눈물을 흘리게 하고 내 청춘을 앗아갔는데 그게 정말 양심있는 일인가?"
재심이 끝나고 경과를 보고하는 자리에 참석한 일본의 한 의원은 일본 정부를 대신해 진심어린 사과의 뜻을 밝혔습니다.
[녹취:곤로 아츠마 의원, 민주당 참의원]
"그 문제와 관련돼 있지 않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당의 일원으로서 정말 실례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사과드립니다. 죄송합니다."
오늘 공개 재심에서는 사라진 연금을 돌려주는 등 어떤 식이든 구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심사위원장의 이례적인 발언이 전해져 주목을 받았습니다.
피해자들은 물론 양식있는 일본의 시민단체들도 전후보상은 국가 간의 일이라며 발뺌만 하는 일본 정부의 죽은 양심이 되살아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YTN 박철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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