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김정일 사망, 북한 내부와 국제관계 전망 [YTN FM]

2011.12.20 오후 03:14
김정일 사망, 북한 내부와 국제관계 전망 - 조선일보 북한전문기자 강철환 기자

[YTN FM 94.5 '출발 새아침'] (오전 07:00~09:00)

강지원 앵커 (이하 앵커) : 김위원장 사망 특별 방송, 함께 하고 계십니다. 북한은 앞으로 어떤 변화의 모습을 보일까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탈북자 출신의 국내 대표적인 북한 전문 기자입니다. 조선일보의 강철환 기자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 강철환 기자 (이하 강철환) : 네, 안녕하십니까?

앵커 : 어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들으시고 놀라셨죠? 어느 정도 예측을 하긴 했는데, 그렇죠?

강철환 : 김정일이 고령인데다가 당뇨, 심장 합병증 거기다 뇌출혈 까지 왔기 때문에 김정일의 수명이 길어야 3년이다 라는 예측은 나왔었죠. 그런데 너무 빨리 이뤄진 것 같습니다.

앵커 : 예측했던 것보다 빠르다고 생각 하시는군요?

강철환 : 예상보다는 빠른 거죠.

앵커 : 네,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했다고 하면, 사망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앞으로 북한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이 문제 아니겠습니까? 우선 후계 체계가 문젠데요. 김정은이 안정적으로 북한 체제를 세울 수 있겠느냐가 관심거리 아니겠습니까? 어떻게 보시나요?

강철환 : 예, 일단은 북한의 엘리트 그룹들도 김정은을 제쳐놓고 무언가를 하겠다고 하면 거의 내전 수준으로 가기 때문에, 일단은 김정은을 놓고 가보자는 심리가 있을 것 같아요. 그래야 안정되기 때문에. 그런데 안정이 되려면 경제가 회생이 되어야 하는데, 지금 북한의 군부나 엘리트들의 생활수준이 최악이거든요. 당장 먹고사는 게 힘들고 내년부터는 거의 굶어 죽어야 하는 상황에 있기 때문에.

앵커 : 엘리트들도 그렇습니까?

강철환 : 네, 그렇습니다. 일반 주민의 문제가 아니구요. 고위층 까지 경기의 영향이 확산되면서 거의 생활이 안 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까 내년부터는 뭔가 획기적인 전환을 하지 않고서는 북한 내부가 이제는 갈 데가 없어요. 그래서 이제는 김정은 체제가 중국식 개혁개방 이든지의 조치를 취해서 외부의 도움을 받든, 변화가 없든 이제는 민심이 폭발할 수밖에 없구요. 폭발하는 민심에 엘리트 그룹도 가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개혁개방으로 가는 건 필연적인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 뭔가 권력 투쟁이 일어나겠죠. 당분간은 권력 투쟁이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개혁개방으로 가거나 변화되는 과정에서 권력이 좀 이완되겠구요. 그러면 이제 장성택을 중심으로 한, 여러 관료 계급들이 야심을 드러내겠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 네, 그런데 개혁과 개방이라고 말씀하시는데 북한 엘리트들이 과연 개혁 개방을 할 만한 능력이 있는지의 문제를 제기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전혀 경험이나 학습한 바가 없기 때문에 그런 우려를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앞에 말씀 하시기를 내년에 들어가면 도저히 못살겠다는 거죠. 민심이 폭발할 수도 있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 민심이 폭발한다면 어떤 형태로 폭발할 것 같습니까?

강철환 : 일단 북한의 개혁개방의 능력이 없다는 말씀은 저는 그렇게 보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중국이 경험을 가지고 한 것도 아니구요. 러시아도 마찬가집니다. 북한도 다수의 엘리트 그룹들이 개혁과 개방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알고 있는데, 지금까지 김정일 개인이 그걸 거부했기 때문에 이런 사태가 온 거거든요. 그런데 이제 김정일이 죽었으니까 다수의 엘리트들의 바람에 의해서 북한이 변화할 수밖에 없다고 보구요. 만약 이게 거부된다면 북한의 민심이 폭발할 수밖에 없는데요. 저는 군부의 병사들이 총을 들고 나올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지금 병사들은 과거에 국가로부터 배급받은 세대가 아니구요. 배급이 끊긴 상태에서 부모들이 시장을 통해 먹여 살린 세대거든요. 근데 시장이 화폐개혁을 통해 붕괴되면서 부모들이 망하고 쓰러지고 자살하고 그러니까 이 병사들이 화가 나 있습니다. 이 상태로 가다가는 안 되겠다, 그래서 대학생들이나 민심이 동요할 때에는 군대가 합세할 수 있거든요. 이젠 막다른 골목에 왔기 때문에 북한 지도부가 그것을 인식하고 변화에 대처한다면 살아남겠지만, 만약 김정일 식으로 간다면 이것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앵커 : 그럼 병사들이 일어난다면 그 총부리는 어디로 겨누나요?

강철환 : 당연히 북한 지도부겠죠.

앵커 : 그런데 장성택이라는 사람이 부각되고 있는데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뭐죠? 매제죠? 김정은에게는 고모부가 되는 거네요. 어떤 사람입니까? 소위 말하는 이 사람의 섭정이 시작되는 게 아니냐는 얘기를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요.

강철환 : 장성택은 김정일이 김경희와 사랑에 빠져서 김씨 가문에 들어온 사람이구요. 이 사람은 탁월한 능력이 있습니다. 사람들을 흡입하는 능력이 있구요. 그 사람 자체가 성격이 모가 난 사람이 아니라서 사람들을 많이 모았는데 그것 때문에 김정일로부터 견제를 받았습니다. 몇 번 강제 노역을 했구요. 그런 와중에서도 살아남았기 때문에, 이건 그 사람의 운이라기보다는 김씨 왕조의 눈치를 다 극복하면서 살아남은 것은 그 만큼 북한 체제를 잘 알고 있고 또 김씨 왕조와 상대하는 법을 아는 사람이기 때문에 앞으로 장성택이 모든 권력을 쥘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아직 김정은은 나이가 어리고 인맥이 없습니다. 장성택은 김정일 측근에서 모든 인맥을 관리하다 보니까 그 사람이 없거나 죽게 되면 북한은 대 혼돈이 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아마 장성택의 결정에 따라서 김정은도 따라올 수 밖에 없는 구조인 것 같습니다.

앵커 : 네, 그런데 김정은의 어머니가 누굽니까? 김옥 아닙니까?

강철환 : 김정은의 어머니는 고영희죠. 이미 사망했습니다. 고영희가 사망했는데요 김정철과 김정은을 낳았죠. 지금의 김옥은 자식이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앵커 : 그렇죠. 그러면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해온 사람이 김옥이죠? 김옥이란 사람은 힘을 못 쓰게 되나요?

강철환 : 아무래도 김정일이 있어야 김옥도 있는 거겠죠. 김정은 시대는 김정일 시대를 무시하지는 않겠지만 결국 권력을 나눌 수는 없기 때문에 김옥도 김정일 사망과 더불어 권력의 힘이 빠지고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 그런데 김정은을 후계자로 삼는 데는 김옥이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 않습니까?

강철환 : 아마 일부 역할은 했겠죠. 기본적인 역할은 장성택과 김정일이 했다고 봅니다.

앵커 : 네, 그렇군요. 그 다음에 큰 아들이 김정남이죠? 밖으로 떠돌아다니고 있나요?

강철환 : 김정남은 김정일 눈 밖에 나서 마카오 쪽으로 간 이후에 거의 평양에 안가고 있죠. 왜냐하면 자기 동생인 김정은이 권력을 잡았기 때문에 김정남은 김정은의 강력한 라이벌이 될 수밖에 없구요. 또 김정남의 경우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많은 북한의 관료들이 김정남을 봐왔고 그 사람이 누군지 다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김정남은 유일하게 김씨 왕조에서 중국식 개혁개방을 해야 한다고 떠들어온 사람이기 때문에 만약 김정남이 귀국한다면 바로 붙겠죠. 만약 김정은이 개혁개방을 거부하고 지금의 상황을 악화로 몰고 가면 아마 김정남의 역할도 생기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을 해봅니다.

앵커 : 그래요? 김정남의 역할도 전혀 없는 건 아니군요?

강철환 : 지금 당장은 없겠지만 김정은이 실패할 경우에 그 대안으로 설 수 있겠죠.

앵커 : 앞에 민심이 폭발할 수밖에 없을 거라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평양의 봄이 올 건지, 쟈스민 혁명의 영향까지 가세해 준다면 북한의 격변은 없을 건지, 어떻게 보십니까?

강철환 : 과거에도 스탈린이나 모택동 같은 절대 권력이 죽은 이후에 변화가 왔거든요. 북한도 김일성 시대가 있었지만, 사실상 김정일 시대입니다. 절대 권력이 사라지고 나서 그 후유증이 너무 심각하기 때문에 그와 유사한 독재 권력은 더 이상 존재하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아마 김정은도 부득불 등소평이나 고르바초프 같은 변혁의 시대로 갈 수 밖에 없거든요. 아마 김정일의 죽음은 어쨌든 북한의 변화로 갈 수 밖에 없구요. 그 변화는 아마 부정적이지는 않을 것이다. 개혁개방은 어쨌든 좋은 일이기 때문에요. 꼭 나쁘게만 볼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앵커 : 탈북사태는 더 촉발될 것 같습니까?

강철환 : 일단 김정일의 죽음은 북한 주민들에게도 큰 희망이 되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김정은이 개혁개방을 한다면 뭐 탈북 할 이유는 없겠지만, 김정일과 똑같이 간다면 대량 탈북이 나올 수밖에 없겠죠.

앵커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지금까지 조선일보 북한전문기자 강철환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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