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본 원전 오염수..."6년 뒤 태평양 전체 오염"

2013.08.27 오후 06:34
[앵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유출 문제에 대해 일본 정부가 근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올림픽 유치 열기에 묻히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바다로 유출된 오염수가 6년 뒤에는 태평양 전체를 오염시킬 것이라는 1년 전 시뮬레이션 결과가 현실이 돼 가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박철원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독일의 한 해양 연구소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대량 유출된 방사성 물질 때문에 태평양이 오염되는 상황을 그래픽으로 나타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시작된 오염이 6년이 지나면서부터 태평양 전체로 확산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7월 이 연구 결과가 발표될 때만 해도 주목받지 못했지만 최근 일본 정부가 매일 300톤에 달하는 오염수의 바다 유출을 인정하면서 가설이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주 스위스 대사를 역임한 일본의 전직 외교관은 이같은 현실에 대해 도쿄전력과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인터뷰:무라타 미쓰헤이, 전 스위스주재일본대사]
"최근 도쿄전력은 킬 연구소의 시뮬레이션 전제 보다 많은 방사성물질의 해양 유출을 발표했고, 그것을 인정했어요."

도쿄전력은 사고 직후부터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사성 물질이 새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지난달 참의원 선거가 끝나고서야 슬쩍 인정했습니다.

최근 잇따른 오염수 유출 문제로 전 세계 언론들이 잇따라 심각성을 경고하는데도 일본 정부는 이번에는 올림픽 유치에만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인터뷰:아베 신조, 일본 총리]
"2020년, 도쿄! 여러분 모두 열심히 해봅시다!"

무라타 전 대사는 일본 정부가 위기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게 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하며 올림픽 유치를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인터뷰:무라타 미쓰헤이, 전 주 스위스 일본 대사]
"국가가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데 올림픽을 유치하겠다는 것 자체가 불성실입니다. 올림픽 유치에서 물러나야 합니다."

러시아의 한 원자력 연구소도 2년 전 사고 직후 방사성 물질을 흡착하는 제오라이트를 넣은 호를 원전 둘레에 파야 한다고 도쿄전력에 제안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고 2년 5개월이 지나서야 일본 정부가 오염수 수습에 국가가 전면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이미 늦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무라타 전 대사는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의 유지 조건은 해당 국가의 적절한 해양 관리라며 오염수 유출을 막지 못한다면 일본은 배타적 경제수역의 권리를 잃을 지도 모른다고 경고했습니다.

도쿄에서 YTN 박철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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