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본 도쿄 국립박물관이 조선시대 고종이 사용했던 것으로 보이는 갑옷과 투구 등 왕실 유품을 공개했습니다.
모두 도난품으로 추정되는데 도쿄 국립박물관측은 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입수한 것이라며 반환의사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화면 함께 보시겠습니다.
도쿄 우에노 공원에 있는 도쿄 국립박물관입니다.
도쿄 국립박물관의 동양관은 아시아 각 지역의 미술과 역사가 한데 모인 곳으로 우리 한반도의 유물도 다수 전시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어제부터 오는 12월 23일까지 '조선시대의 미술'이라는 특별기획전시를 시작했습니다.
눈길을 끄는 것은 고대 한반도 유물과는 달리 조선시대 고종이 사용하던 것으로 알려진 갑옷과 투구 등 왕실 물품이 여러점 포함됐습니다.
갑옷과 투구를 먼저 보시겠습니다.
우선 '용 봉황무늬 두정 갑옷과 투구'라는 이름의 조선 왕의 갑옷과 투구인데요, 투구 맨 위에 최고 지위를 나타내는 백옥 장식이 있는 점도 통치권인 왕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투구의 이마 가리개 부분이 백옥으로 돼 있는데요 이는 원수 보다 높은 대원수인 왕의 투구에만 있다는 분석입니다.
또 발톱이 5개 달린 용, 이른바 '오조룡'이 투구에 새겨지고 투구 양쪽에 날개가 달린 점 등은왕의 투구임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고종의 관복과 익선관 등 왕실 복장도 전시됐으며 왕실에서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금장 도장도 처음 공개됐습니다.
또 조선 왕실에서 일본 막부에 국서를 보낼 때 국서를 담았던 왕실 문양인 용이 그려진 칠기 상자도 첫 선을 보였습니다.
박물관 측은 이것이 왕실 유물이라는 사실은 명시하지 않고 19세기 조선 물품이며, '오구라 콜렉션'으로부터 기증받았다는 안내문을 달아 공개했습니다.
이번 기획전에는 '오구라 콜렉션'에서 1982년 기증한 124점이 전시됐고, 이 중 5점이 조선 왕실 유물로 확인됐습니다.
일본인 사업가 오구라는 일제 강점기에 조선에서 다수의 문화재를 수집했고 사망한 이후 그의 아들이 문화재 1,040점을 도쿄 국립박물관에 기증했지만 도난품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국제박물관협의회 규약은 도난품 등을 기증받거나 구매하면 안 된다고 정하고 있어 도쿄박물관 측이 도난품이 아니라는 증명을 하지 못할 경우 소유국인 한국에 반환해야 합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