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에서 부모 3명의 유전자를 결합해 아기를 낳도록 하는 이른바 '세 부모 체외수정' 시술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영국에서는 문제의 시술을 허용하는 법안이 공개돼 토론에 부쳐졌습니다.
국제부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조수현 기자!
'세 부모 체외수정'에 대해 생소하신 분들 많으실 텐데요, 정확히 어떤 시술인가요?
[기자]
두 여성의 난자를 결합해서 유전 질환이 없는 아기를 낳도록 하는 시술입니다.
엄마의 미토콘드리아 DNA에 결함이 있으면 아기는 뇌나 근육, 심장 질환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를 예방하기 위해 부모 외에 다른 여성의 DNA와 배아를 결합하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유전적으로 엄마 2명에 아빠 1명, 부모가 3명이 되는 셈입니다.
미국에서는 1990년대 후반에 이 시술이 기술적으로 가능해졌지만, 윤리에 어긋난다는 반대에 부딪혀 2000년대 들어서는 금지됐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 시술에 대해 최근 찬반 논란이 다시 가열되는 분위기라고요?
[기자]
우선, 이 시술에 성공한 의료진은 인간에게도 당장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외모와 지능을 골라서 '맞춤형 아기'를 만드는 시대로 가게 될 것이라며 비윤리적이라는 여론도 만만치 않은데요, 양측의 입장을 차례로 들어보시죠.
[인터뷰:슈크라트 미탈리포트, 발생생물학 연구원]
"다른 영장류에 실험을 해봤기 때문에 사람에게도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인터뷰:조이 라일리, 테네시 생명윤리센터 이사]
"아이들을 이렇게 교정한다는 것인데 이는 다음 세대를 찍어낸다고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논란이 가열되자 미 식품의약국, FDA 자문위는 공청회를 열고 '세 부모 체외수정'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자문위는 배아에 손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고 모체도 위험할 수 있다며 안전성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또, 설사 아기가 맞춤형으로 잘 태어나더라도 과연 행복하게 살 수 있겠냐는 의문도 제기했습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영국이 세계 최초로 '세 부모 체외수정' 시술을 허용하는 국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요?
[기자]
영국 보건부가 '세 부모 체외수정'을 허용하는 법안 초안을 발표했습니다.
보건부는 5월까지 공개적으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친 뒤 최종안을 의회에 제출해서, 올해 안에 법안을 발효시킨다는 계획입니다.
공개 토론의 핵심은 해당 시술의 허용 여부가 아니라 어떤 방법으로 허용할 것인지입니다.
이 법안이 영국 의회에서 통과되면 영국은 세계 최초로 '세 부모 체외수정'을 허용하는 국가가 됩니다.
하지만 예상대로 벌써부터 찬반 여론이 엇갈리고 있어서 그 과정이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국제부에서 전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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