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아베 3기 내각 행보...'보통국가=군사대국'

2014.12.31 오후 10:52
[앵커]

지난 14일 총선에서 압승한 자민당은 아베 총리가 이끄는 3기 내각체제를 출범시키면서 전범국가 일본에서 보통국가를 만들겠다며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보통국가를 만들겠다는 아베 총리의 행보는 다름 아닌 우경화와 군사대국입니다.

도쿄 연결해, 일본의 현재 분위기와 새해 정치, 경제 전망을 살펴보겠습니다. 최명신 특파원!

일본 열도의 세모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일본의 법정 공휴일은 새해 첫날인 1월 1일 하루뿐이지만 대부분 기업과 관공서가 이번 주 휴일 체제에 들어갔습니다.

길게는 일주일 이상 휴가가 이어지다 보니 가족단위로 여행을 떠나거나 일가친척이 한데 모여 지난 한해를 돌아보고 새해 계획을 세우는 모습들입니다.

일본에서도 해마다 한해를 상징하는 한자를 선정하는데요, 올해는 '세금 세'(稅)자가 선정됐습니다.

지난 4월 17년 만에 소비세율이 8%로 인상된 데다 아베 총리가 내년 10월로 예정됐던 소비세율 10% 재인상 계획을 연기한다는 명목으로 총선을 실시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이 밖에도 아베 내각 각료들과 지방 의회 의원들이 국민 세금을 유용해 도마에 오른 것도 '세금 세'(稅)자를 꼽은 이유로 보입니다.

[앵커]

그러면 새해 일본은 어떤 한 해가 될 것 같습니까?

[기자]

내년은 우리에게는 광복 70주년이지만 일본에는 패전 7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한데요, 일본은 한일 관계 개선보다는 군사대국화 행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지난해 말 한미일 군사정보공유 약정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정보를 공유하게 된 만큼 이제부터는 대 중국 견제에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위해 우선 오는 4월 지방선거 후 집단자위권 행사를 위한 관련 법안 정비에 착수하고 미군과 자위대의 역할 분담을 규정한 미일방위협력 개정 작업에도 나설 전망입니다.

아베 총리는 최종 목표는 전쟁이 가능하도록 평화헌법을 뜯어고치는 것입니다.

그런 만큼 내년 국민투표에서 통과할 수 있도록 대국민 설득과 여론 조성작업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한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가 불투명한 가운데 한일 관계는 아베 총리가 패전일인 8월 15일에 내놓을 이른바 아베 담화가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과거사에 대한 반성이 없는 역사수정주의 색채를 지닌 내용이 담길 경우 한일·중일 관계는 격랑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앵커]

아베 정권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에 대한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아베노믹스는 이미 실패한 정책이라는 경제전문가들의 평가가 많은데요, 아베 정권은 지난해 총선의 명분으로 아베노믹스를 전면에 내세웠던 만큼 새해 들어서도 변함없이 밀어붙일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법인세 인하와 임금 인상 카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법인세는 현행 34.62%로 경제개발기구, OECD 회원국 가운데 최고 수준인 것을 우선 올해 2.5%포인트 이상 낮추겠다는 구상입니다.

또 엔저 효과가 일부 수출기업에만 나타나고 있는 만큼, 일반 가계와 중소기업에도 온기를 느낄 수 있도록 임금 인상을 추진한다는 계획입니다.

일본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우리 기업으로서는 만만치 않은 한 해가 될 전망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소비가 살아나지 않을 경우입니다.

연간 80조 엔에 달하는 엄청난 돈을 풀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양적 완화가 불가피해져 일본 금융시장이 대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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