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해외에 살다보면 아무래도 한국어 서적을 접하기가 국내만큼 쉽지 않죠.
중국에 있는 작은 도서관이 동포 사회의 사랑방 역할을 하며 독서의 즐거움을 전하고 있습니다.
책 향기 가득한 그 현장을 박승호 리포터와 함께 가보시죠.
[기자]
상하이 시내 중심가에 새롭게 단장한 희망 도서관.
이른 아침부터 삼삼오오 동포들이 모여듭니다.
도서관 입구에는 작은 바자회가 열렸습니다.
동화책과 역사책 등 다양한 한국 서적이 새 주인을 기다립니다.
한국 전래 동화책 스무 권 가격이 우리 돈으로 만 원도 채 안됩니다.
동포들에게는 모처럼 좋은 책을 싼 가격에 살 수 있는 좋은 기횝니다.
[인터뷰:황윤환, 중국 동포]
"한국 책을 접하기가 쉽지 않은데 가깝고 편하게 와서 볼 수 있고 저렴하게 살 수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희망 도서관은 지난 2009년, 상하이 동포들이 헌 책 2천 4백여 권을 모아 문을 열었습니다.
건물 임대비와 책 구입비는 동포들의 후원금으로 충당했습니다.
도서관 관리도 50여 명의 동포들이 자원해 책 정리와 청소 등을 맡았습니다.
[인터뷰:이윤정, 상하이 희망 도서관 관장]
"서로 좋은 뜻을 같이 알아주시고, 뜻을 모아주시고, 같이 해주셔서 자원봉사자 포함해서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하고 스스로도 뿌듯함을 느끼고 보람됩니다."
희망 도서관은 문을 연 지 5년 만에 2만 권이 넘는 책을 갖췄습니다.
회원 수도 3천 명에 이릅니다.
지난해 12월에는 살림을 넓혀 이곳 상하이 시내 중심가로 옮겼습니다.
[인터뷰:최경웅, 중국 동포]
"예전에는 약간 외진 곳에 있어서 가기 쉽지 않았는데 쉽게 올 수 있게 돼서 그 점도 마음에 들고요. 아이와 함께 와서 좋은 교육이 되고 있습니다."
한류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최근에는 중국인 방문객도 부쩍 늘었습니다.
[인터뷰:쑤리, 중국인]
"한국 책을 보면 한국 문화, 예를 들어 한국의 풍습, 습관, 음식 등을 다 이해하고 배울 수 있어요. 이 도서관을 너무 좋아해서 영원히 있으면 좋겠어요."
동포들의 관심과 나눔이 어우러져 탄생한 희망 도서관.
이제 동포사회를 넘어 한국의 역사와 문학을 중국인들에게도 알리는 문화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상하이에서 YTN 월드 박승호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