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바람만 스쳐도 만신창이...'나비 소년'의 꿈

2015.04.26 오전 12:01
[앵커]
극심한 피부 손상과 성장 장애를 동반한 불치병을 앓는 캐나다 소년이 가슴 뭉클한 감동을 전하고 있습니다.

육체적인 고통을 무릅쓰고도 같은 질환을 가진 환자들을 돕는 데 앞장서면서 하루하루 피나는 싸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조수현 기자입니다.

[기자]
온몸을 붕대로 감싼 14살 조나단 군.

엄마에게 안겨 왜소한 몸을 욕조에 담급니다.

모자는 천천히, 아주 조심스레 붕대를 풀어냅니다.

[인터뷰:조나단 피트]
"고통을 어떻게든 잊어보려는 싸움이죠."

온통 붉은 수포가 울퉁불퉁 돋아 있습니다.

[인터뷰:조나단 엄마]
"피부가 또 벗겨졌니? 알아, 엄마도 봤어. 말하지 않아도 알아."

목욕 후 옷 입는 과정은 더 힘겹습니다.

맨살에 다시 붕대가 닿는 순간, 그 고통을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조나단은 최악의 유전 질환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수포성표피박리증을 갖고 태어났습니다.

성장 장애를 동반한 피부병인데, 가벼운 자극에도 수포가 생길 정도로 피부가 연약해서 '나비 어린이'로 불립니다.

[인터뷰:엘레나 포프, 피부과 전문의]
"피부층이 굉장히 민감해요. 다시 말해 약간의 자극이나 외상에도 피부가 크게 손상되죠."
(the wall is very shaky. So in other words, the skin is extremely fragile to minimal trauma.)

어려서부터 아이스하키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품었던 조나단.

그러나 혼자서는 신체적 활동이 어려워 운동을 시도할수조차 없다는 사실은 어린 마음에 상처를 남겼습니다.

[인터뷰:조나단 피트]
"꿈속에서만큼은 온종일 운동을 하겠어요.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건강한 사람일 거예요."
(I would play sports all day. And I would not stop. And I'd be the most fit person in the world.)

하지만 소년의 꿈은 조금 다르게 펼쳐지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용기 내어 자신의 이야기를 지역 언론에 공개했고, 그 결정은 조나단이 가장 좋아하는 아이스하키 팀과 소중한 인연을 맺어줬습니다.

'조언자' 역할로 선수들 곁을 지키는 공식 '스카우트'가 된 겁니다.

[인터뷰:하키 경기 해설가]
"오타와 세네터즈의 새로운 스카우트를 소개합니다! 조나단 피트를 큰 박수로 맞아주세요!"
(The Ottawa Senators are proud to welcome their newest professional scout to the organization! Jonathan Pitre!)

조나단은 스카우트로 활동하면서 자신과 같은 질환을 앓는 환자들을 위해 1억여 원의 기금을 모으는 데 성공했습니다.

[인터뷰:피에르 도리온, 오타와 세네터즈 매니저]
"조나단에게는 또래들 사이에서 보기 드문 특유의 활기 넘치는 기운이 있어요."
(He's got that personality, he's got that life to him that not a lot of kids have.)

조나단의 질병을 고칠 방법은 아직 없습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서른 이전에 생을 마감합니다.

이런 무거운 현실을 안고도 '나비 소년'은 20년 뒤, 30년 뒤 자신의 모습을 그리며 꿈을 향한 여정을 이어갈 것입니다.

[인터뷰:조나단 피트]
"미래가 어떻게 될 지는 아무도 모르잖아요. 제가 백 살까지 살 수도 있죠. 저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You never know what the future holds. I may live to a hundred. We can't know. But I'm not going to stop anytime soon. I'm gonna keep going.)

YTN 조수현[sj1029@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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