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생존 가능성 희박"...구조보다 재건 집중

2015.05.02 오후 05:51
[앵커]
지진 발생 일주일째 네팔 곳곳은 여전히 지진이 남긴 상처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네팔 정부는 생존자를 발견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구조작업보다는 구호활동과 재건에 주력하기로 했습니다.

네팔 현지에 나가있는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임성호 기자!

지진 발생 이후 네팔에서는 의식주 어느것 하나 해결이 쉽지 않을텐데, 노약자나 아이들이 어떻게 버티고 있을지 걱정입니다.

현지 상황 어떻습니까?

[기자]
이곳에서는 말씀을 하신 대로 많은 아이들과 노약자들이 제대로 된 식사를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최근 지진으로 부모를 잃은 고아들의 문제가 심각한데요.

제가 오늘 네팔 카트만두에 있는 한 고아원 취재를 다녀왔습니다.

주로 지진 피해가 컸던 카트만두 외곽 지역에서 부모를 잃은 아이들이 이곳에 들어왔습니다.

특히 고아가 된 아이들이 많아서 이곳 저곳으로 분산수용을 하고 있다는 말을 관계자에게 들었습니다.

특히 일부 고아원은 대지진으로 건물에 금이 가서 여전히 텐트에서 아이들을 재우고 있었고, 또 먹을 것이 없어서 하루 이틀을 굶기고 하고 지금도 쌀이 부족해서 물을 많이 부어서 끓인 죽으로 아이들을 겨우겨우 먹이고 있습니다.

이곳 현장에서 민간단체가 제공하는 구호품이 정부에 의해서 전달이 지연되고 있다는 말이 나오면서 아이들은 지진 일주일이 지난 지금도 빈곤과 불안과 싸워야 되는 상황입니다.

[앵커]
지진 발생 일주일이 지났는데 아직도 소재가 확인되지 않는 여행객들이 많다고요?

[기자]
지난 주말 지진 이후 네팔을 관광 중이던 유럽인 천여 명의 소재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유럽연합 네팔 대사는 "이들이 어디에 있는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지진 당시 네팔을 찾은 유럽인들은 대부분 트레킹 시즌을 맞아 찾아온 여행객들이었는데요.

아직도 에베레스트 곳곳에는 등산객들이 고립돼 있는 것으로 전해져 이들 가운데 희생자가 있는지 여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유럽연합 관계자는 실종자 대부분이 무사한 상태로 발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지형적 어려움 때문에 접근 수단이 없어 현재 상태는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트레킹족들이 밀집한 랑탕 지역에서는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해 마을이 파괴됐다는 보도도 나왔지만 구체적인 상황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구조작업도 계속 되고 있을 텐데 진행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지진 발생 닷새 만인 지난달 30일에 생존자 2명이 잇따라 구조됐다는 소식을 전해드렸었는데, 그 이후로는 안타깝게도 추가로 생존자를 발견했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20여 개국 구조팀은 오늘도 기적과 같은 소식을 전하기를 기대하면서 잔해 더미에서 수색 구조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네팔 지진 일주일째인 오늘까지 사망자는 6천7백여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사망자 가운데 적어도 50명은 히말라야 등지를 여행하던 외국인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현재 무너진 건물 잔해에 묻힌 시신 상당수가 수습되지 못하고 있고 유럽인 천 명의 소재도 파악되지 않고 있어서 인명 피해 규모는 더욱 늘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팔 정부는 이제 구조작업보다 재건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요?

[기자]
이틀째 생존자 구조 소식이 전해지지 않으면서 이제는 희망도 조금씩 사라지고 있습니다.

네팔 정부는 생존자를 발견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앞으로는 구조작업보다 구호활동과 재건에 더 비중을 두겠다고 밝혔습니다.

네팔 내무부 대변인은 "생존자 구조와 구호 작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무너진 건물 잔해 아래 생존자가 있을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된다"고 말했습니다.

재건 작업도 갈 길이 까마득합니다.

유엔 추산 결과 이번 대지진으로 직접 피해를 입은 주민은 810만여 명으로 네팔 전체 인구의 4분의 1을 넘습니다.

이 때문에 지진 이후 재건 비용이 최소 2조 원을 훌쩍 넘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습니다.

네팔 정부는 우선 지진 피해자 가족에게 사망자 1명당 위로금과 장례식 비용 150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정부 구호가 워낙 더디게 진행되고, 외곽지역엔 아직도 도움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적지 않아 곳곳에서 항의 시위가 이어지는 등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네팔 카트만두에 YTN 임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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