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베이징 최악 스모그에 방독면 등장...'북풍만 기다릴 뿐'

2015.12.08 오후 06:04
[앵커]
중국 수도 베이징에 오늘 사상 처음으로 대기 오염 최고 경보가 내려지면서 거리에는 방독면을 쓴 시민까지 등장했습니다.

각급 학교 휴교와 차량 홀짝제 등 긴급 조치가 실시됐는데요, 이 같은 오염이 당초 예상보다 더 길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베이징 연결합니다, 서봉국 특파원!

사상 첫 스모그 최고 경보가 목요일까지 발령됐는데, 베이징 거리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차량 홀짝제 탓에 지금 퇴근 시간에 접어든 베이징 도로는 눈에 띄게 한산합니다.

각급 학교도 휴교를 했기 때문에 하교 시간에도 학생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런 조치는 모레까지 계속됩니다.

거리에는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오가고 있고요, 방독면을 쓴 오토바이 운전자는 물론 두툼한 마스크를 쓴 버스 운전 기사도 눈에 띄는 등 극심한 스모그에 무척이나 신경을 쓰는 모습들입니다.

베이징 시 곳곳의 공장조업은 물론 건설현장도 멈춰 섰습니다.

시 당국이 어젯밤부터 본격적인 단속에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내려진 적색경보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WHO 기준치 8배 이상, 3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지는데, 오후 6시 현재 베이징 오염도는 WHO 기준치 15배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이번 적색예보는 차가운 공기가 내려오는 목요일 낮까지만 내려졌는데, 애초 예상과 달리 이 같은 오염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환경당국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베이징 환경당국]
"당초 오늘 오전부터 목요일 낮까지 심한 스모그가 예보됐지만, 예상됐던 찬 공기의 세력이 약해지면서 목요일 이후도 오염 상황이 계속될 수 있습니다."

[앵커]
무엇보다 시민들 불편이 우려되는데, 반응 어떻습니까?

[기자]
평소 스모그를 자주 겪은 베이징 시민들은 첫 적색경보 발령에도 대체로 침착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휴교령을 제대로 통지받지 못한 학생과 학부모 일부가 등교 여부를 놓고 우왕좌왕하는 등 일부 혼란도 빚어졌습니다.

스모그로 인해 베이징 시내 병원에는 호흡기 관련 환자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짙은 스모그 때문에 가시거리가 줄면서 고속도로 곳곳이 임시폐쇄되고 일부 항공편도 연착되거나 결항되는 등 교통소통에도 차질이 빚어졌습니다.

지난주 베이징에는 기준치 40배를 넘나드는 최악의 스모그가 닥쳤지만 당국이 최고 등급 경보를 발령하지 않아 시민들의 비난이 빗발쳤고요, 이번에 신속하게 최고 등급 경보로 내려진 것이 그에 따른 최고 지도부의 질책 때문이 아닌가 하는 관측이 나올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번 스모그의 경우 찬 공기가 내려오거나 북풍이 불어 오염물질을 흩뜨리지 않는 이상 뾰족한 대책을 찾기 힘든 상황이어서 말 그대로 하늘만 쳐다봐야 하는 형편입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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