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끼리 똥으로 종이를 만들 수 있다는 점 아십니까?
스리랑카에서 코끼리는 신성하게 여겨지는 동물이지만, 엄청난 양의 똥이 골칫거리였는데요.
한 사회적 기업이 코끼리 똥으로 종이를 만들면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강영분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긴 코로 나뭇잎을 뜯고 있는 코끼리들.
하루에 200kg 넘게 먹는 대식가답게 끊임없이 풀을 뜯고 있습니다.
불교를 믿는 스리랑카에서 코끼리는 신성한 동물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엄청난 양의 똥이 마을을 더럽혀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기도 했습니다.
[아난다 / 코끼리 조련사 : 코끼리가 하루에 250kg을 먹고 75kg 배설하는데 처리하기 힘듭니다.]
골칫거리였던 코끼리 똥이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97년부텁니다.
배설물 대부분이 섬유질인 점에 착안한 한 사회적 기업이 배설물로 종이를 만들기 시작한 겁니다.
[투시따 라나싱헤 / 막시무스 대표 : 이 사업은 코끼리를 살리고 지구를 살리고 우리도 살리는 일입니다. 우리가 자연을 보호하면 자연도 우리를 보호한다는 것을 알리고 싶습니다.]
코끼리 똥을 햇볕에 말려 끓인 뒤 체에 거르고 물을 빼면 종이가 됩니다.
코끼리 똥 10kg으로 A4용지 5백여 장을 만들 수 있습니다.
나무로 종이를 만드는 것보다 원료비도 적게 들고 환경도 보호할 수 있습니다.
코끼리 똥으로 만든 종이를 활용해 수첩과 장난감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환경을 보호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코끼리 똥 종이 제품은 전 세계 2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습니다.
[란디니 / 콜롬보 시민 : 위생적으로 제조되는 공정과정을 보고 환경보호에 동참하고 싶어서 종이 제품을 구매했습니다.]
사업이 커지면서 마을 주민들에게 일자리가 생기는 등 지역 경제에도 보탬이 되고 있습니다.
수익금 일부는 코끼리 보육원에 기부되기도 합니다.
[윕바따 위제라뜨나 / 업체 매니저 : 코끼리 배설물로 돈도 벌고 일자리도 생기면서 마을 사람들이 코끼리 배설물의 가치를 알아가고 있습니다. 스리랑카 전국 150여 곳에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어요.]
코끼리 똥으로 만든 종이가 인간과 코끼리의 평화로운 공존까지 함께 이뤄가고 있습니다.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YTN 월드 강영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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