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이다. 1908년 미국의 약 2만여 명 여성 섬유노동자들이 정치적 평등권을 얻고 노동조합 결성, 임금 인상을 요구하기 위해 대대적인 시위를 벌인 날에서 유래했다. 한국에서도 여성 인권 인식이 나아지면서 올해 여성의 날은 어느 때보다 다채로운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왜 여성의 날만 있고 남성의 날은 없냐'는 비판이 나온다. 세계 여성의 날에는 여러 행사가 진행되는 데 비해 왜 '남성'에 대해 말하는 날은 없느냐는 의미다.
사실 '세계 남성의 날'은 이미 있다. 한국에서 공식적으로 세계 남성의 날을 지정해 기념하지는 않지만, 매년 11월 19일마다 세계 60여 개국에서 세계 남성의 날을 언급하고 행사를 진행한다.
(▲ 래퍼 자말 에드워드가 세계 남성의 날을 맞아 만든 영상. 연인과의 이별, 실직 등 힘든 일이 몰아쳐 남성이 우울증에 갇힐 때 이를 무심히 넘겨선 안 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SBTV: Music)
세계 남성의 날의 기원에 대해선 여러 가설이 있다. 세계 여성의 날이 생긴 후 20세기 중반에 이에 발맞춰 남성의 날이 생겼다는 설부터 사회주의 국가에서 여성 노동자를 위한 날이 있는 만큼 남성 노동자를 위한 날도 지정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는 주장도 있다.
대개 세계 남성의 날은 전 세계적으로 통합된 하나의 움직임보다는 각 국가에서 개별적으로, 단발적으로 진행되는 경향이 있었다.
최초로 세계 남성의 날 개최 식을 연 나라는 1999년 중미에 위치한 트리니다드토바고 공화국이었다. 후에 '아이를 위한 남성' 재단에서 세계 남성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공식 주제가 공유됐다.
(▲ 아이를 위한 남자들' 재단 설립자 워윅 머쉬가 세계 남성의 날을 소개하는 영상. 그는 자기 품에 안긴 손녀에게도 필요한 '좋은 남성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InternationalMensDay)
세계 남성의 날은 남성에게도 해당하는 보편적 인권과 남성으로서의 좋은 본보기, 좋은 아버지로서의 좋은 남성에 대해 강조한다.
남성 간의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한 '남성 연합(Men and Boys coalition)'은 성폭력 피해자인 남성의 인권, 남성 수감자의 처우, 새아빠나 편부모로서 남성이 갖는 구조적 어려움 등에 대해 다루려 한다.
또한 지난해에는 남성의 건강과 자살률에 대한 경각심을 강조했다. 당시 행사에서는 "중국을 제외한 수많은 국가에서 여성보다 남성의 자살률이 높다"며 "기대수명 또한 6~7년 가까이 차이가 난다"고 언급했다. 남성의 건강 상태를 증진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목소리도 나왔다.
(▲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성을 혐오하고 남성성을 좇으라고 강요받는 '맨박스'에 대한 설명/ ALT)
인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성 역할에 매몰되지 말자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세계 남성의 날 또한 단순히 '여성의 날이 있어서 생겼다'기보다 남성이 직면한 문제도 간과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이다.
남성도 마음껏 울 수 있다. 또 약자일 경우 숨길 필요 없이 다른 약자와 연대할 수 있다. 세계 남성의 날이 남성과 남성이 속한 사회의 다양성을 대변해 '인권'을 지켜나가길 기대해본다.
YTN PLUS 김지윤 모바일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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