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세계NOW] “또 뒤집힌 총선집계... 태국 정국 소용돌이 속으로”

2019.05.03 오후 12:06
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19년 5월 3일 금요일
□ 출연자 : 김홍구 부산외대 태국어과 교수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태국에서 지난 3월 24일 2014년 군부 쿠데타 이후 5년 만에 총선이 치러졌다는 소식, 이 시간을 통해서 전해드린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달이 넘게 지난 이 시점까지 아직도 태국 선관위가 공식 개표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재검표 과정에서 당락이 당초 예상과 달리 큰 차이로 뒤집히는가 하면, 재검표가 또다시 번복되는 등 선거 관리에 총체적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내일은 태국 역사상 69년 만에 국왕의 대관식도 예정돼 있는데요. NOW 인터뷰, 오늘은 태국 전문가이신 부산외대 태국어과 김홍구 교수, 전화 연결해서 태국 정치권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김홍구 부산외대 태국어과 교수(이하 김홍구): 안녕하세요.

◇ 전진영: 저희가 이 프로그램에서 3월에 태국 총선이 있었을 당시에 관련 내용을 한 번 다루긴 했습니다만 좀 시간이 지나서요. 그때 태국 선관위가 발표했던 비공식 개표결과 내용이 어땠는지 다시 한 번 정리를 부탁드리겠습니다.

◆ 김홍구: 비공식 결과는 친군부정당이 득표수에서 지금의 야당인 탁신계 푸어타이당을 앞섰다, 하는 것이었죠. 그러나 의석수에서는 거꾸로 푸어타이당이 친군부정당을 앞서서 이것이 문제가 돼서 지금 연립정부 구성에 있어서 서로 이니셔티브를 쥐기 위해서 옥신각신 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라고 말씀을 드릴 수가 있겠습니다.

◇ 전진영: 예, 그 당시에 비공식 개표 결과를 발표하면서 그때 또 비례대표 의석배분 발표가 중요한 부분인데 이 부분에 대한 발표는 선관위가 하지 않은 거죠?

◆ 김홍구: 네, 맞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5월, 원래 5월 9일 하루가 앞당겨졌습니다만 그때 발표한다고 해서 지금 그런 상황에 있죠.

◇ 전진영: 그러면 공식 배분 발표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혹시 태국 내부에서 예측한 내용 같은 게 나온 게 있습니까?

◆ 김홍구: 그러니까 그 당시에 비공식 결과가 나왔을 때 유효득표수가 있지 않았겠어요. 그것이 발표가 됐고, 그다음에 지역구 의석은 발표가 됐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서 국회의원 수를 계산해둔 게 있죠, 각 언론에서. 물론 비공식이지만. 거기에 따라서 보면 제가 아까 말씀드린 바와 마찬가지로 탁신계 정당이 1당이고 군부정당이 2당이고, 물론 득표수에서는 군부정당이 지금 조금 많습니다만. 이런 식으로 해서 지금 계산해둔 게 있습니다.

◇ 전진영: 탁신계 정당, 아까 말씀해주신 푸어타이당이 어쨌든 예측 상으로는 가장 의석수를 많이 차지했고요. 그런데 저희가 태국 총선에 대해서 내용을 이해하려면 비례대표 선출 방식을 저희가 알아둘 필요가 있는데. 푸어타이당이 공식 발표는 아니고 예측이긴 합니다만 지역구 1위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비례대표를 단 한 석도 얻지 못했거든요. 비례대표 산출 방식, 태국이 어떤 점이 특이한가요?

◆ 김홍구: 탁신계 푸어타이당의 경우에는 지역구에서 137석을 얻고 비례대표는 1석도 얻지 못했어요. 그런데 이번에 만든 선거 방식이라는 것이 이런 거죠. 말하자면 1개 의석수를 얻기 위해서 요구되는 득표수가 있지 않겠어요. 1개 의석수를 얻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가 득표가 돼야 한다 하는 것보다도 적게 득표한 군소정당에게 좀 유리하게 만들었죠. 그것은 왜 그러냐면 탁신계 정당이라는 것이 과거는 과반수도 넘게 득표하고 했었거든요. 그래서 그것을 억제한다는 의미에서, 또 대정당이 어떤 한 정당이 몰표를 가져갈 수 없게끔 만들기 위해서 이번에 비례대표 방식을 좀 독특하게 특이하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전진영: 그러니까 이것은 지금 군부정당이 푸어타이당을 어떻게 보면 견제하기 위해서 일부러 바꾼 거라고 볼 수 있는 거잖아요.

◆ 김홍구: 그렇죠. 그래서 이런 것이 예상이 되니까 푸어타이당에서는 비례대표 의석을 확보하기 위해서 자매정당을 만들었어요. 자매정당을 만든 그 자매정당이 총리 후보로 첫째 공주를 내세웠어요. 그래서 그것이 입헌군주제 하에서 왕실의 정치참여라는 것이 문제가 있다 해서 헌재에서 그 당을 해산을 시켜버렸죠.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 전진영: 원래 태국에서는 이렇게 왕실이 정치에 개입하는 일이 잘 없지 않습니까?

◆ 김홍구: 태국 왕실의 정치개입 이야기들을 많이 했죠, 과거에도. 그런데 이번의 경우에는 이게 좀 특이한 경우로, 다시 말하면 국왕이나 이쪽의 생각과 첫 번째 공주라는 분의 생각이 좀 달랐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것을 나가니까, 공주가 나가니까 왕이 견제를 하는, 그러고 나서 헌법재판소에서 해산시켜버린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 전진영: 그랬군요. 이렇게 비례대표 산출 방식뿐만 아니라 이번 태국 총선에서도 여러 가지로 의구심이 드는 부분들이 몇 가지가 있는데, 선관위가 재검표를 진행해가지고 이미 나온 선거 결과를 번복하거나 아니면 재선거를 하겠다, 이렇게 결정하는 일도 있었다고요.

◆ 김홍구: 네, 네. 지금 재선거 하겠다는 지역구 치앙마이에 얼마 전에 기사에 나와 있어요. 치앙마이에서 재선거를 5월 26일 날 하겠다는 그런 얘기도 있고. 또 어떤 곳에서는 재검표를 했는데 표수는 줄어들었지만 순위는 바뀌지 않았어요. 그런데 표수가 줄어드니까 상대편에서 재선거 하자. 그래서 재선거를 치를 가능성도 있고요. 또 몇 개 지역구에서는, 몇 개 당에서는 10명 이상의 후보자 자격을 박탈을 시켰어요. 그런데 이게 무슨 문제가 되냐면 박탈을 시키면 그 표가 무효표가 되지 않겠어요. 그럼 비례대표 의석을 산정하는 데 이게 제외가 된다고요. 이런 문제도 있죠.

◇ 전진영: 그러니까 선관위라는 것은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생각해보면 선거의 투개표 과정에서 가장 공정하고 깨끗하게 중립적으로 일을 처리해야 하는 기관이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일을 이런 식으로 처리를 하면 결과를 번복한다는 이야기니까 국민들은 신뢰가 당연히 떨어질 테고, 선거 결과 자체에 대해서도 국민들이 좀 의심을 하게 될 것 같은데요.

◆ 김홍구: 지금 의심을 많이 하고 있는데 선관위원 전원 사퇴 요구도 있어요, 지금.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비례대표 의석수 산정 방식을 군소정당에게 유리하게 만들어서 의석을 배분하려는 그런 시도가 보이고 있죠. 그래서 지금 헌법재판소에서 이런 군소정당에게 이런 식으로 의석을 배분하는 것이 응당하냐, 하는 것에 대해서 선관위에서 헌법재판소에다 심판을 스스로 청구를 했어요.

◇ 전진영: 선관위에서 헌법재판소에 청구를 했다고요?

◆ 김홍구: 예. 이게 문제가 많으니까 자기 자신들이 얼마나 문제가 있다는 걸 알고 있는데 이것을 다음 주에 발표를 할 비례대표 의석수 산정 방식, 비례대표 의석수를 발표하기 전에 이런 식으로 과연 해도 되겠느냐 하는 것을 헌법재판소에다 심판을 청구했어요. 그런데 그것이 어떤 식으로라도 결정이 나지 않겠어요. 결정이 날 경우 의심을 살 수 있죠, 어떤 경우로 결정이 나더라도. 그런 상황에 있습니다.

◇ 전진영: 공식 개표 결과 발표 데드라인이 아까 잠깐 말씀해주셨지만 5월 9일이죠. 이게 법적으로 정해진 날짜죠?

◆ 김홍구: 그렇죠. 그런데 5월 9일인데 지금 5월 8일 날까지 발표한다고 이야기하고 있고요.

◇ 전진영: 하루 당겼습니까?

◆ 김홍구: 네, 네. 그런데 그건 큰 의미는 없어요. 왜냐면 아까 데드라인 말씀하셨는데 그 데드라인이라는 것은 작년 12월 11일에 선거법이 발효됐어요. 그로부터 150일 내에 선거를 끝내면 되는 거니까. 선거를 끝내야 한다라는 그 조항이 있어요. 그래서 5월 9일까지 끝내면 된다, 그런 의미죠.

◇ 전진영: 그러면 지금 어쨌든 계속해서 선관위가 발표를 미루고 있고 지금까지 미뤄온 걸 보면 발표를 더 연기할 가능성도 있을까요?

◆ 김홍구: 발표는 5월 7일 날 지역구 선거, 지역구 의석수를 발표하고, 8일 날은 비례대표를 발표한다고 이야기했거든요. 발표는 될 거라고 보는데 문제가 되는 게 뭐냐면 아까 말씀드린 대로 헌법재판소에다가 심판을 청구했잖아요, 비례대표 의석수 산정 방식이 이게 맞냐 틀리냐 하는 것을. 그것에 대한 심판이 재판이 다음 주 수요일 날 있거든요. 그런데 여기서 지금 뭐냐면 비례대표에 대한 것을 지금 선관위에서도 8일 날 발표한다고 했는데 그게 문제가 될 수 있죠. 예를 들어서 지금 생각하는 것과 다른 답이 나올 수도 있고, 예를 들면. 좀 변수가 있어가지고 그렇게 되면 또 연기할 가능성이 아주 없다고 볼 수는 없죠.

◇ 전진영: 그렇군요. 이렇게 태국 선관위가 공식 개표 발표도 계속 늦추고 재검표에 재선거, 그리고 아까 교수님께서 잠깐 언급해주셨지만 이미 당선된 사람들을 재조사까지 하는 이런 여러 가지 의구심이 드는 행보들을 보이고 있는데, 궁극적인 이유가 있을까요?

◆ 김홍구: 조사를 한 것은 특히 이번에 제3당인 우리가 흔히 언론에서 퓨처포워드당이라고 쓰고 계시는데 거기에 타나톤이라는 젊은 재력가가 만든 당이에요. 젊은 층의 지지를 많이 받은 정당인데 이번에 돌풍을 일으켜서 80석을 확보했죠. 상당히 많이 했는데 집중 견제에 들어간 거예요. 그래서 타나톤의 경우 2014년도에 쿠데타가 있었을 때 반대시위 주모자 도피를 도와준 폭동교사 혐의로 경찰조사를 하고, 또 언론사 주식을 소유한 채로 하원의원에 입후보했다. 법에 이게 불법으로 돼 있으니까 이것도 문제가 돼 있고. 또 여기 같은 당의 다른 후보자들 경우에도 이번 당선자 경우에도 11명을 똑같은 혐의, 언론사 주식을 소유했었다라는 것으로 무더기 고발이 되어 있는 그런 상태이죠. 그런데 이런 것들이 다 이게 군부지지 정당하고 탁신계 정당이 연립정부를 구성하려고 지금 하고 있지 않겠어요. 거기에 확보한 의석수가 차이가 나지 않는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 하원이 500석인데 과반수 하면 251석이 되는데 대개 그 선에서 왔다갔다하니까. 그러니까 이런 것, 다시 말해서 선관위가 미심쩍은 행동을 보인다, 또 어떤 당을 예를 들어서 퓨처포워드의 타나톤 같은 경우를 집중 견제한다는 것이 의심을 받게 되는 거죠. 어느 한쪽으로 연립정부 구성하는 데 있어서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는 게 아니냐, 이런 의심을 받고 있는 거죠.

◇ 전진영: 이런 와중에도 내일 태국에서 역사상 굉장히 중요한 행사가 있습니다. 69년 만에 처음이라고 들었는데. 태국 국왕 대관식이 예정돼 있죠?

◆ 김홍구: 네, 네. 2016년 10월 13일 날 푸미폰 국왕, 다시 말하면 지금 국왕의 아버님이 돌아가실 적, 그러고 나서 2016년 12월 1일에 국왕 취임을 했고 그다음에 5월 4일부터 6일까지 대관식이 열리게 되는데, 4일이 메인이 되는 거고요. 4일 날 가장 중요한 대관식을 직접 하는 날이고. 그리고 이 대관식에 맞춰서 며칠 전에, 어젠가 그저께 왕비가 책봉됐죠, 새 왕비가.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 전진영: 그런데 대관식이 어떻게 보면 태국에서 가장 큰 행사이기 때문에 이게 끝나고 나서 정치권에서도 눈에 보이는 어떤 연정 구상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좀 전개가 될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 김홍구: 그렇죠. 5월 7일 8일 날 공식적으로 발표가 되고 순조롭게 된다면 5월 7일 8일에 최종 인원이 확정되지 않겠어요, 국회의원 수가. 그런데 대관식 원래 전후 해서는 정치활동을 자제하고 있으니까 대관식이 끝나고 나면 아마 바로 하겠죠. 그리고 대개 지금 5월 18일부터 19일 날 첫 국회 개원하고 그다음에 5월 24일 정도에 총리 선출을 하려고 생각하는 모양이에요. 그러니까 지금 5월 초인데 다음 주에 발표가 되고 나서는 바로 이제 구성에, 지금 물밑작업은 하고 있겠지만요. 바로 이제 연립정권 구상에 대한 노력들이 가시화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 전진영: 알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홍구: 고맙습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부산외대 태국어과 김홍구 교수와 함께 태국 정치권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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