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달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미국산 옥수수를 대량으로 사 주겠다고 한 약속 때문에 아베 일본 총리의 입장이 난감하게 됐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퍼주기 논란'으로 시끄러운데 정작 옥수수를 구매할 일본 기업들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도쿄에서 황보연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달 미일 정상이 만나 큰 틀의 합의를 이룬 무역협상의 핵심은 미국산 쇠고기와 유제품 등에 대한 관세와 일본산 여러 공업제품의 관세를 상대국이 서로 낮추기로 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일본이 가장 원하는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철폐 문제는 한 발짝도 나가지 못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8월 26일) : 일본에 대한 자동차의 관세는 그대로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으로 중국 수출이 막힌 미국산 옥수수를 아베 총리가 사주기로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8월 26일) : 아베 총리는 일본을 대표해서 (미국에) 남아도는 옥수수를 전부 사주기로 했습니다.이건 상당히 큰 거래입니다.]
[아베 신조 / 일본 총리 (8월 26일) : 긴급하게 사야만 한다고 민간 기업도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협력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약속한 물량은 사료용 옥수수 275만 톤, 우리 돈으로 무려 8조 원어치
일본 국내에서는 자동차 분야에서는 전혀 양보를 얻어내지 못한 채 트럼프 대통령과의 밀월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 퍼주기만 했다는 비판이 터져 나왔습니다.
특히 아베 총리가 덜컥 약속은 했지만 정작 옥수수를 수입해야 할 일본 기업들은 거의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일본 국내에서 옥수수 해충이 많이 생겨 수입을 결정했다는 일본 정부 주장과 달리 실제 피해가 미미해 기업들이 추가 구매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아베 총리가 약속을 제때 못 지킬 수도 있는 곤란한 상황에 빠진 셈입니다.
유엔 총회에 맞춰 미국을 방문하는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무역 협상에 최종 서명할 예정입니다.
미국산 농산물과 일본산 공업제품의 상호 관세 인하는 담길 것으로 보이지만 일본이 기대하는 자동차 관세 인하는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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