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영 선수들과 코치진 1만 1,000명이 2020년 열리는 도쿄 올림픽 야외 수영 경기 장소를 옮겨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마라톤과 경보 종목은 폭염 우려로 인해 개최지가 도쿄에서 삿포로로 옮겨진 상황이다.
4일(현지 시각) AP 통신은 미국 선수단이 오픈 워터 수영경기와 철인 3종 경기(트라이애슬론)가 열리는 장소를 이전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두 종목은 도쿄 오다이바 해양공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지난여름 테스트 경기에서 이곳은 폭염 문제뿐 아니라 기준치를 넘어선 대장균 수치와 악취에 대한 지적이 잇따랐다.
미국 올림픽 오픈 워터 대표팀 코치 캐서린 케이스는 AP 통신에 "마라톤 선수가 더위로 쓰러지면 충격과 타박상이 생길 수 있지만, 야외 수영 선수들에게 이런 일이 발생하면 결과는 더 치명적일 것이다. 이게 현실이다"이라고 호소했다.
케이스는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경기가 안전하지 않게 진행되거나, 수영 경기를 취소 또는 축소해야 하는 경우를 대비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라며 "우리는 오다이바 해양공원에서 경기하는 게 편하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케이스는 수온이 29.45도만 넘어도 모든 미국 수영 선수들이 참여를 거부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테스트 경기에서 오다이바 해양공원의 수온은 30.5도로 국제수영연맹(FINA)이 정한 상한선인 31도를 간신히 넘기지 않았다. 당시 평균 수온은 29~30도였다고 알려졌다.
국제수영연맹은 야외 수영 경기장 수온이 기준을 넘어서면 경기를 단축하거나 취소하도록 하고 있다.
미국 수영코치 연합(ASCA) 존 레너드 이사는 국제수영연맹이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경기 장소 변경을 원한다. 국제수영연맹은 선수들의 안전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정반대로 행동해 선수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국제수영연맹과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오픈 워터나 트라이애슬론 경기장을 변경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 조직위는 마라톤과 경보 경기장을 삿포로로 옮기면서 더 이상 장소 변경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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