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앵커리포트] 아버지는 유혈진압 명령, 아들은 '호화 파티'

2021.03.24 오후 12:59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가 두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유혈사태의 책임을 시위대에 떠넘기는 군부.

그런데 진압 명령 뒤에서는 '호화 파티'까지 열어 시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습니다.

미얀마의 한 리조트입니다.

바닷가 바로 앞에 있고 리조트 안에는 수영장도 딸려 있습니다.

이 리조트의 소유자는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민 아웅 흘라잉 군 최고사령관의 아들입니다.

미얀마 현지 언론 '미얀마 나우' 보도를 보면, 지난 주말 이곳에서 성대한 행사가 열렸습니다.

명목은 '코로나19로 침체에 빠졌던 관광 산업 재개를 앞둔 기념행사'였지만 그대로 믿는 사람은 없습니다.

미얀마 어디에도 관광 산업 재개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미얀마 관영 언론은 행사 소식을 신문 한 면 전체를 할애해 보도했습니다.

행사에는 군정 핵심 인사와 관계 장관의 발길이 이어졌고 국제 사회가 제재하기로 한 인물까지 등장해 건재를 과시했습니다.

파티가 열리는 사이에도 시위대를 향한 유혈진압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미얀마 인권단체 측은 지난 22일까지 모두 261명이 희생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유혈진압은 나이를 가리지 않습니다.

또 무고한 민간인의 피해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자동차 가게에서 근무하다 총격을 받아 숨진 15살,

또 어머니가 마실 물을 사러 나갔다가 희생된 14살 소년의 장례식이 최근 열렸습니다.

자식을 먼저 보내는 부모의 절규가 쏟아졌습니다.

[사망자(TUN TUN AUNG)의 어머니 : 저는 아들에게 만약 네가 시위에 참여하길 원한다면 나도 함께하고 응원하겠지만 넌 너무 어리다고 말했어요. 그렇게 했던 말이 지금 제 가슴을 더 아프게 해요.]

미얀마 군 최고사령관의 가족, 그야말로 미얀마판 로열패밀리라고 부를 법한데요.

쿠데타 전부터 아버지 권력을 등에 업고 막대한 부와 특혜를 누렸습니다.

공원 부지를 활용한 고급 레스토랑과 갤러리, 의약품·기기 중개회사, 건설회사에 미디어 제작사까지 문어발식 확장에 나섰습니다.

레스토랑 부지에 내는 임대료는 근처 지역의 0.4%에 불과했습니다.

미 재무부는 이들이 운영하는 사업을 제재 대상에 올리고, 미국 시민의 동업을 금지했습니다.

하지만 미얀마인들은 공개되지 않은 이들 가족 사업이 더 많다는 입장입니다.

여기서 나오는 돈이 불법 쿠데타와 권력 연장의 기반이 되는 만큼 더 적극적인 국제 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건데요.

한 미얀마 인권단체는 군사령관 아들 소유 리조트를 글로벌 호텔 예약사이트의 예약 가능 목록에서 빼달라고 업체 측에 호소했습니다.

박광렬 [parkkr082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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