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이 생활·건강용품업체 존슨앤드존슨(J&J)에 21억 2,000만 달러(약 2조 3,520억 원)를 소송을 제기한 난소암 환자 등에게 보상하라고 판결했다.
2018년, 여성 22명이 존슨앤드존슨의 대표 상품 베이비파우더를 포함한 활석 성분이 들어간 제품을 사용하다 난소암에 걸렸다고 주장하며 존슨앤드존슨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심 법원은 존슨앤드존슨의 책임을 인정해 46억 9,000만 달러(5조 2,000억 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존슨앤드존슨은 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며 항소했다.
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연방대법원은 배상액이 과도하다고 주장하는 존슨앤드존슨의 항고를 기각했다. 다만 연방대법원은 배상액을 1심의 절반 이하인 21억 2,000만 달러로 감액했다.
지난 2018년, 로이터는 존슨앤드존슨이 자사 파우더 제품에 발암 물질인 석면이 포함됐다는 사실을 최소 1971년부터 2000년대까지 알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후 존슨앤드존슨은 베이비파우더 등 활석을 소재로 한 제품을 사용해 암에 걸렸다고 주장하는 소비자들과 법정 공방을 벌여왔다. 미국에서 제기된 소송만 만 9,000건이 넘는다. 소비자들은 "존슨앤드존슨이 위험성을 알면서도 소비자들에게 경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존슨앤드존슨은 "법원의 결정은 법적 절차와 관련된 것이지 안전성과는 상관이 없다"면서 "독립적으로 진행된 수십 번의 과학 평가에서 자사 제품의 안전성이 확인됐으며 암을 유발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활석은 베이비파우더 등 화장품 재료로 널리 사용돼 왔지만 채굴 과정에서 발암 물질인 석면이 포함돼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이라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미 식품의약국(FDA)이 존슨앤드존슨 활석 성분 일부 제품에 대한 검사에서 소량의 석면을 발견했다고 밝히자 지난해 존슨앤드존슨은 일부 생산라인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원고 측 변호사 마크 래니어는 "여성들과 그 가족들의 승리일 뿐만 아니라 정의의 승리"라며 "민사소송에서는 기업에 배상금을 부과하는 것밖엔 할 수 없다. 충분한 배상금이 부과돼야 업계가 주의를 기울일 수 있다"고 전했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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