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서경덕, '범 내려온다' 현수막 트집 잡은 日 겨냥 "도둑이 제발 저려"

2021.07.21 오전 10:05
사진 출처 = YTN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도쿄올림픽 한국 선수촌에 걸린 '범 내려온다' 현수막에 대해 트집 잡은 일본 우익과 언론을 비판했다.

21일 서 교수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일본 언론에서 '한국 선수촌의 새로운 현수막이 반일 논쟁을 야기해 파문이 일고 있다'며 현지 반응을 실었다"고 밝혔다.

이 현수막은 대한체육회가 우리 선수촌 아파트에 설치한 것으로 '범 내려온다'라는 문구에 한반도를 형상화한 호랑이 그림이 담겨 있다.

지난 19일 한 일본 매체는 '범 내려온다' 현수막을 두고 "임진왜란 당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본 무장 가토 기요마사에게 지시한 조선 호랑이 사냥을 암시한다. 여기에는 독도도 그려져 있어 독도가 한국 영토라는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매체는 또 "일제강점기에 일본이 조선 호랑이를 전멸시킨 것으로 생각하는 한국인이 많다는 점도 이 현수막과 관련이 있다"며 해당 현수막에 '반일 정서'가 깔려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서 교수는 "지난번 '이순신 현수막'에 이어 일본 언론과 우익이 계속해서 트집을 잡고 있다"며 "일본이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이순신 장군 현수막 문구와 함께 '임진왜란'이라는 침략의 역사가 회자되는 게 두려웠나 보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호랑이 그림 하나에 임진왜란과 일제강점기를 또 들먹이면서 딴지를 거는 것은 전범국이라는 이미지를 세계인들에게 또 각인시킬까 겁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도둑이 제 발 저리다'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지은 죄가 있으면 자연히 마음이 조마조마해진다. 지금의 일본 정부, 언론, 우익에 해당하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14일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고 적힌 응원 현수막을 한국 선수촌 아파트에 내걸었다. 이순신 장군이 남긴 '신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배가 남아있습니다'라는 명언을 활용한 응원 문구였다.

하지만 일본 언론은 이를 두고 '반일 현수막'이라고 비판했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올림픽에서 정치적, 종교적, 인종적 표현이 금지된다"고 지적하면서 해당 현수막은 철거됐다.

대한체육회는 대신 IOC로부터 일본의 욱일기 게양도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할 것이라는 약속을 받았다고 밝히면서 기존 현수막을 '범 내려온다' 현수막으로 교체했다.

'범 내려온다'는 판소리 '수궁가'의 한 대목으로 국악 밴드 이날치가 이를 재해석해 내놓은 곡 이름이기도 하다.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는 한국관광공사가 제작한 우리나라 홍보 영상에 사용되면서 유튜브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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