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여곡절 끝에 도쿄 올림픽이 오늘 개막하지만, 대회를 바라보는 일본 국민들의 심경은 복잡합니다.
일본의 부흥을 전 세계에 알리겠다고 스가 총리는 강조했지만, 국민의 지지를 얻는 데 실패했기 때문인데요.
개막식을 앞둔 일본 표정, 현지 연결해 알아봅니다. 이경아 특파원!
도쿄 분위기는 앞서 조은지 기자가 전해줬는데요.
이 특파원은 멀리 후쿠시마까지 가 있네요?
[기자]
제 뒤로 보이는 후쿠시마 아즈마 구장은 야구와 소프트볼 경기가 열리는 곳입니다.
후쿠시마는 이번 도쿄 올림픽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도시인데요.
일본 정부가 올림픽 유치 당시부터 지금까지 강조하고 있는 것이 바로 '부흥 올림픽'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도쿄 올림픽 성화가 출발한 곳도, 이번 올림픽 첫 공식 시합이 열린 곳도 바로 이곳 후쿠시마였습니다.
스가 총리는 지난 20일 IOC 총회에서도 이번 올림픽이 "부흥이 진행된 일본의 모습을 전 세계에 알릴 기회"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현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일본 정부의 기대만큼 활기가 느껴집니까?
[기자]
제가 어제 후쿠시마에 도착해 시내 곳곳을 다녀봤는데요.
역 앞이나 관공서 주변에 걸려있는 올림픽 관련 현수막 정도를 빼면 대회 분위기를 실감하기 어려웠습니다.
코로나19 방역 때문에 여기서 열리는 모든 경기에 관중을 들이지 않기로 한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도쿄와 수도권 지역도 모두 무관중으로 올림픽 경기가 열리기 때문에 이곳과 비슷한 풍경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이 경기장 자체가 시내에서 상당히 떨어져 있어 마치 외딴 섬에서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습니다.
야외 단체 응원 등 관련 행사도 모두 취소된 상황이라 그런지 시민들의 아쉬움이 커 보였습니다.
함께 들어보시죠.
[사이토 미유 / 후쿠시마 시민 : 코로나 외출 자제만 아니었으면 보러 가고 그랬을 텐데 못 가게 됐어요.]
[다카하시 카즈요시 / 택시 기사 : 손님들이 전국에서 또 세계에서 많이 와서 관광이나 식당, 숙박업체에 활기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올림픽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네요.]
[앵커]
올림픽에 대한 일본 국민 여론은 여전히 좋지 않은데요.
왜 이렇게 국민에게 지지를 얻지 못하는 올림픽이 돼 버렸을까요?
[기자]
한마디로 지금이 올림픽을 열 때가 아니라는 게 일본 국민 다수의 의견입니다.
지난주 아사히신문 여론 조사 결과 도쿄 올림픽에 반대한다는 유권자가 55%로 나타났습니다.
한때 80%에 육박했던 반대 여론이 가라앉기는 했지만, 대회 직전까지도 올림픽에 반대하는 여론이 절반을 넘은 겁니다.
이렇게 된 것은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일본 정부가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은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풀이됩니다.
뒤늦은 방역 대책과 안이한 상황 판단으로 코로나 확산을 효과적으로 막지 못했기 때문인데요.
일본 국내 감염자는 두 달 만에 5천 명을 넘었고, 선수를 포함한 대회 관계자들도 100명 넘게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뿐 아니라 인종 차별 문제로 개막 전날 연출 감독이 사퇴하는 등 온갖 스캔들이 이어지면서 국민에게 큰 실망을 안겼습니다.
스가 총리는 일단 올림픽이 시작되면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분위기입니다.
사상 초유의 올림픽을 일본 국민이 어떻게 평가할 지가 올 가을 스가 총리의 연임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후쿠시마에서 YTN 이경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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