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폭발적인 증가세로 일본에서는 코로나 감염자가 100곳 가까운 병원에서 입원을 거절당하는 사례까지 생겼습니다.
일본 정부는 중증 환자만 입원할 수 있게 방침을 바꿔 다급히 병상 확보에 나섰지만 의료 상황이 나아질지는 미지수입니다.
도쿄 이경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도쿄 시부야 밤거리.
긴급사태가 무색하게 젊은이들이 길가에 모여 술을 마시고 있습니다.
코로나 예방 수칙을 알리는 도쿄도청 관계자 앞에서 버젓이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도쿄에는 올림픽을 구경하러 온 사람들이 전국에서 모여들고 있습니다.
[오키나와 거주 : 올림픽 분위기를 느끼고 싶어서 왔어요.]
[오사카 거주 : 저는 고령자여서 백신도 2회 다 맞아서요.]
올림픽 이후 일본 각지의 폭발적인 감염세로 의료 기관은 이미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도쿄의 경우 30분 이상 응급 후송처가 결정되지 않은 사례가 불과 1주일 새 60%나 늘었습니다.
숨쉬기가 곤란할 정도로 증상이 심했던 한 50대 남성은 병원 약 100곳에서 입원을 거절 당하기도 했다고 일본 언론은 보도했습니다.
[키쿠치 료 / 의료 기관 대표 : 도쿄에서 감염자가 하루 3천 명을 넘긴 때부터 갑자기 입원 조정이 어려워져 현재는 바로 입원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병상 확보에 비상이 걸리면서 일본 정부는 기존 방침을 바꿔 증상이 심한 환자만 입원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스가 요시히데 / 일본 총리 : 중증 환자와 중증 가능성이 큰 경우는 확실히 입원할 수 있도록 필요한 병상을 확보하겠습니다. 그 밖의 감염자는 집에서 요양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도쿄 등 수도권을 포함해 긴급사태가 발령 중인 지역에 이런 방침이 우선 적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발 등에 떨어진 불을 끄려는 조치지만 가정 내 감염 위험은 오히려 커지는 만큼 의료 부담이 얼마나 줄지는 미지수입니다.
[우에야나기 케이치 / 가정 방문 의사 : (엄마가 먼저 감염된 뒤) 가족 모두 코로나에 감염돼 열이 나는 상황이라 간호할 사람이 없습니다.]
무관중으로 올림픽을 열어서 이 정도인데 관중을 들였다면 어떤 상황이 됐을지 상상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최악의 감염세 속에 스가 내각의 안이한 방역 대책은 국민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YTN 이경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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