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13년 전 바이든 구한 아프간 통역사 "절 구해주세요" 호소

2021.09.01 오후 01:47
미 국무부 자료사진
13년 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도왔던 아프가니스탄 통역사가 미국 언론을 통해 자신을 구해달라는 구조 요청 메시지를 보냈다.

지난달 3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자신을 모하메드(가명)라고 소개한 아프간 통역사는 "대통령님, 저와 제 가족을 구해주십시오. 저를 잊지 마세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13년 전인 2008년 2월 바이든 대통령이 상원 의원이던 시절 아프간에서 그를 도왔다.
WSJ에 따르면,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존 케리, 척 헤이글 의원과 함께 아프간 쿠나르 지방 도시 아사드 아비드 방문 중에 그들이 탄 블랙호크 헬기가 기상 악화로 아프간의 한 계곡에 비상 착륙했다.
이 지역은 탈레반의 영향권에 있는 지역으로, 긴급 구조 요청을 보낸 이들 일행을 미군이 구조할 때 모하메드도 투입됐다.

이 구조 작전에 참여했던 참전 용사는 바이든 일행을 구하기 위해 미군이 100회 이상 총격전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탈레반 조직원 24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통역사인 모하메드는 이 모든 과정을 함께 했고, 지역 주민을 설득하고 포섭하는 역할을 했다. 군인은 아니었지만, 군인처럼 경계 업무를 맡기도 했다.

아프간에서 복무한 참전 용사 브라이언 겐터는 "험난한 지역에 들어갈 땐 미군이 그에게 무기를 주기도 했다. 그를 너무 신뢰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모하메드와 그의 가족들은 아프간을 떠날 수 없었다. 모하메드가 일했던 방위산업체에서 그의 활동을 증명할 서류들을 잃어버려 비자 신청이 중단됐기 때문.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한 뒤에는 모하메드도 무작정 카불 공항으로 향했지만, 결국 탈출에 실패했다. 그는 WSJ에 "나는 안으로 들어갈 수 있지만, 아내와 아이들은 들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그와 함께 일했던 참전 용사들이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호소했다. 2008년 아프간에서 모하메드와 함께 일했던 참전 용사 숀 오브라이언은 "단 한 명의 아프간인만 도울 수 있다면 그를 선택해달라"는 편지를 쓰기도 했다.

바이든도 2008년 대선 때부터 아프간에서 있었던 헬기 조난 사고에 대해 자주 언급했다. 그는 "알카에다와 오사마 빈 라덴이 어디 사는지 알고 싶다면 나와 함께 헬기가 추락했던 곳에 가면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WSJ은 모하메드의 메시지를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 앞에서 낭독했다. 젠 사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은 아프간 조력자를 국외로 빼내는 데 전념하고 있다"면서 "당신을 구출할 것이고, 우리는 당신의 공로를 인정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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