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19 방역 규제가 풀리면서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진 요즘, 이탈리아는 몰려드는 관광객 때문에 고민이 많다고 합니다.
수용 한계를 넘는 이른바 '과잉 관광'에 따른 문제가 잇따르자 여러 대응책을 내놓고는 있지만 큰 효과는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떤 상황인지, 이탈리아에서 손종윤 리포터가 전합니다.
[기자]
로마의 관광 명소인 트레비 분수 주변이 관광객들로 북적입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이곳에서 목덜미를 씻는가 하면 아예 발을 담그고 더위를 식히는 사람도 볼 수 있습니다.
한 관광객은 분수 물을 페트병에 담아 가져가다 경찰에 붙잡혀 450유로, 우리 돈 약 60만 원의 벌금을 물었습니다.
저는 또 다른 관광 명소인 스페인 계단에 나와 있습니다.
문화유산 보호 차원에서 계단에 앉거나 음식을 먹는 행위가 금지돼 있지만
이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관광객들은 계단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심지어는 아예 노점상까지 차려졌습니다.
배치된 경찰 인력에 비해 법규를 위반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 통제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에리카 / 이탈리아 관광 가이드 :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지만 단속하는 인원은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로마처럼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은 단속하는 데 어려움이 많죠.]
이처럼 이탈리아는 오래전부터 '오버투어리즘', 이른바 과잉 관광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방역 규제 완화로 억눌려있던 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단기간에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의 관광객이 몰리는 실정.
관련 산업 종사자들도 이런 상황이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는 입장입니다.
[노택균 / 한인민박 운영 : (관광업 종사자들에게) 많은 사람들이 놀러 오는 게 참 좋은 일이긴 한데, 로마라는 도시를 계속 빠르게 소비만 하고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관광 인프라나 이런 것들이 많이 무너지지 않을까 그래서 이제는 환경도 좀 생각하고….]
지난해 수상도시 베네치아에선 관광객을 태운 대형 유람선 입항을 거부하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대형 선박이 해양 오염을 일으키고, 늪지대 위에 건설된 도시 안전을 위협하는 문제가 관광 활성화보다 더 시급하다는 겁니다.
[제인 다모스타 / 이탈리아 베네치아 : 베네치아를 위해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다른 종류의 선박 관광일 것입니다. 이렇게 거대한 선박일 필요는 없습니다.]
베네치아는 지난달부터 '사전 방문 예약제'를 도입해 일일 방문객 수를 5만 명 이내로 제한했습니다.
이어, 내년부터는 당일치기 관광객에 한해 1인당 10유로, 우리 돈으로 만3천 원의 입장료를 부과할 방침입니다.
이탈리아에서 YTN 월드 손종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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