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한 세기 끝 알린 英 여왕 장례식...찰스 3세 숙제는?

2022.09.20 오전 10:29
■ 진행 : 호준석 앵커, 김선영 앵커
■ 출연 : 류한수 / 상명대학교 역사콘텐츠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LIVE]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이제는 역사 속의 한 페이지로 남게 됐습니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장례식이 치러졌고 궁금해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앵커] 전문가와 짚어보겠습니다. 상명대학교 역사콘텐츠학과 류한수 교수 모셨습니다. 역사의 시각에서 보셨을 때 어제 세기의 장례식, 어떤 시각으로 어떤 느낌으로 보셨을지 궁금합니다.

[류한수]
제 개인적으로는 제가 영국 유학생이었거든요. 1994년부터 10년 가까이 영국에서 지냈었고요. 그리고 또 제가 서양사, 유럽사를 전공하는 역사가 입장에서 장면장면 하나하나가 나중에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앵커]
여왕의 마지막 모습도 영국다웠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 장례식 중간중간에 상징과 의미가 많이 있다고 들었거든요. 좀 소개를 몇 가지 해 주시죠.

[류한수]
돌아가신 여왕이 거의 유언격으로 자기의 장례식에 스코틀랜드의 백파이트 악단을 앞세워달라, 이런 부탁을 했었고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는데요. 영국이라는 나라가 두 왕국의 결합으로 이뤄진 연합왕국이거든요. 그러니까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가 결합한 형태의 국가인데 당연히 여왕은 잉글랜드의 군주이면서도 스코틀랜드의 군주입니다.

이 두 왕국의 결합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해 왔는데 그러니까 스코틀랜드를 대표하는 상징물이 백파이프일 텐데요. 이 백파이프를 앞세움으로써 영국과 스코틀랜드의 결합을 다지는 평생의 과업이 또 한 번 드러나지 않나 싶습니다.

[앵커]
실제로 마지막 생을 마친 곳도 스코틀랜드였고 유언으로 백파이프 그걸 또 남기셨군요, 여왕께서. 마지막까지 영국 국민들의 화합을 위해서 하는 모습도 10년 동안이나 영국에서 보셨으니까 감회가 남다르셨겠는데요.

[류한수]
맞습니다. 백파이프 소리가 상당히 처연하고 그런 느낌을 주는데요. 그런 악단 악대의 모습, 소리가 여왕이 가는 마지막 길을 더더욱 더 엄숙하고 처연하게 느끼게 만들어줬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현장 소리를 들어봤으면 좋겠는데요. 장례가 이루어진 곳이 웨스트민스터 사원이잖아요. 엘리자베스 여왕에게도 상당히 의미가 있는 장소죠?

[류한수]
일단 결혼식을 거기서 했었고요. 그다음에 1952년에 대관식을 올렸던 장소도 같은 장소입니다. 그러니까 인생의 중요한 행사를 치러왔던 곳이고 마지막 영면을 취하는 장소가 됐는데요. 영국은 1066년, 11세기 이후로 거의 1000년 동안 거의 모든 왕이 예외없이 이 웨스트민스터에서 대관식을 올려왔습니다.

[앵커]
이 웨스트민스터 사원 그다음에 여왕이 살던 버킹엄궁전, 국회의사당이 다 모여 있는 거죠?

[류한수]
런던의 한복판에 있습니다.

[앵커]
많이 실제로 가보셨죠?

[류한수]
사실 제가 지냈던 곳은 런던에서 약 1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조그마한 타운이었는데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런던에 가서 둘러보고요. 역사의 숨결을 느껴봤던 기억이 납니다.

[앵커]
교수님이 느끼시기에 영국인들에게 여왕이라는 건 실제로 어떤 존재인 것처럼 느껴지던가요?

[류한수]
일단 재위 기간이 상당히 길었지 않습니까? 그래서 아리따운 젊은 여성일 때부터 지금 구십이 넘은 할머니가 될 때까지 모든 과정을 영국인과 같이 지켜보고. 사실은 영국 왕실이 곧 엘리자베스 2세였고 여왕 자체가 또 왕실이었고 이런 식으로 상당히 떼려야 뗄 수 없는 정서적 유대관계를 형성했다고 봅니다.

[앵커]
지금 화면에 관 위에 왕관도 있고 지팡이 양의 홀 같은 것도 있는데 저런 건 어떤 의미로 놓는 건가요?

[류한수]
저 홀은 사실은 최고 군주의 권력과 권위를 상징하는 상징물입니다. 우리가 흔히 서양이라고 불리는 지역에서 보통 문명이 생긴 이후로 권력자의 모습이 묘사될 때는 항상 저렇게 지팡이를 들고 있는 모습으로 나오거든요. 그래서 영국도 마찬가지로 저 홀이 군주의 권위를 상징하는 상징물이었습니다. 그것과 함께 마지막 길을 떠나는 모습이죠.

[앵커]
장례식에 각국의 정상 국가 수반, 왕족만 해도 500여 명이 총집결했는데 과연 앞으로도 이런 세기의 장례식이 또 인류 역사에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류한수]
맞습니다. 여왕이 원래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다라는 원칙을 지켜서 정치에는 별 간섭을 하지 않았죠. 하지만 국가원수로, 국가의 수반으로서 해외에서 여러 정상들을 만나면서 친분을 다져왔고 또 해외 정상이 영국에 왔을 때 또 맞이하는 역할을 했었죠. 그러니까 이런 식으로 세계 각국의 여러 정상과 정서적 친분을 쌓았던 결과, 수많은 해외 국빈과 귀빈들이 영국에 와서 가는 길을 같이 했다고 봅니다.

[앵커]
영국 언론에서는 사상 최대 규모의 정상회담이다 이렇게도 표현을 했던데요.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참석을 해서 조문록에 엘리자베스 여왕은 직무를 위한 변함없는 헌신으로 전 세계 존경을 받았다, 이렇게 적기도 했는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정치를 오래 했기 때문에 또 각별한 인연도 있을 것 같고요.

[류한수]
맞습니다.
사실 영국과 미국이 역사적으로 상당히 밀접한 연관이 있는 나라죠. 한때 전쟁까지 했지만 그 이후로는 사실 세계를 이끌어나가는 국가의 하나로서 두 국가가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해 왔는데 대통령제를 택하고 있는 국가의 국가원수와 왕정제 국가의 국가원수가 상당히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앵글로색슨 국가의 주도권을 더욱 다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앵커]
장례식은 그런데 좀 늦었다고 해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그래서 한동안 못 들어갔다고 하는데 그만큼 영국이라는 나라가 규율 같은 데 엄격한 나라라고 할 수 있죠?

[류한수]
영국은 미국에게 상당히 양면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러니까 친선의, 우애로운 감정도 가지고 있지만 훨씬 더 국력이 큰 미국에게 대등한 위치에 서려고 하는데 그래서 미국의 국가원수에게 더 엄격한 모습을 보이면서 영국의 위상을 조금 더 과시하려고 하지 않았는가, 이런 생각도 해 봅니다.

[앵커]
지금 저곳이 웨스트민스터 사원 내부인 거죠? 저기서 장례식이 치러진 웨스트민스터 사원, 영국 성공회의 말하면 교회 격인 건가요?

[류한수]
런던에는 웨스트민스터라고 하는 이름을 가진 종교기관이 두 군데가 있는데요. 천주교의 웨스터민스터 성당이 있고요. 그다음에 영국국교회의 상징인 웨스트민스터 사원이 있는데 이 같은 경우는 웨스트민스터 국교회 사원을 말하죠.

[앵커]
여왕이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보면 재위기간이 지금 70년인 거잖아요. 70년이면 전 세계에서 재위기간이 제일 긴 건가요?

[류한수]
제일 긴 축에 속하겠지만 사실 전 세계에서 가장 긴 기간은 아니지만 적어도 영국이라는 나라의 국왕들의 재위기간을 따져보면 최장 재위기간입니다. 영국을 상징하는 군주가 엘리자베스 1세일 텐데요. 엘리자베스 1세가 40년을 넘겼고 19세기에 빅토리아 여왕이 68년 동안 재위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엘리자베스 2세가 빅토리아 여왕의 재위기간을 뛰어넘는 70년이라고 하는 재위기간을...

[앵커]
우리로 따지면 대통령이 20번 바뀌는 셈이네요.

[류한수]
그렇습니다.

[앵커]
지금 화면이 바로 교수님 말씀하신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펼쳐진 영국 여왕의 장례식 모습입니다. 각국 정상들, 주요 국가 정상들이 대부분 참석을 했고요. 관 위에 아까 말씀하신 왕관과 홀, 왕의 상징인 홀 이런 것들이 놓여져 있는. 전 세계 80억 인구 중에서 40억 명이 시청했다, 영국 언론들은 이렇게 얘기했는데 잠깐 본 사람 다 포함해서 그렇다는 얘기겠죠.

[앵커]
길에서 배웅한 시민들도 정말 100만 명에 가까운 군중들이 또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하고 질서 있게 또 함께한 것도 세계인들의 이목을 끌었는데요. 여왕이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영국인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라고 할까요? 어떤 걸 꼽을 수 있을까요?

[류한수]
영국인에게 여왕이라는 존재는 항상 좋은 기억과 연관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영국이 유럽의 강대국으로 발돋움하는 그 시기에 국가원수가 엘리자베스 1세였죠. 그리고 대영제국, 해가 지지 않는 제국으로 최대의 영광을 누리던 시절의 군주도 빅토리아 여왕이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영국인들이 기본적으로 여왕에 대한 호감이 있는 듯하고요. 그리고 영국 대영제국의 최절정기가 20세기 초 무렵이었는데 그때 군주가 됐던 인물이 바로 여왕이고 대영제국이 서서히 쇠퇴하는 모습에서 그 모습이 사실 쇠퇴하는 과정 속에서 상당히 추한 모습이라든지 안 좋은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여왕의 개인적인 매력과 성실한 이미지, 그리고 우아한 자태로서 그 대영제국이 저무는 과정을 상당히 원활하게 매끄럽게 이끌어왔다는 점을 보면서 국민들이 상당히 정서적 유대감을 느끼는 듯합니다.

[앵커]
젊을 때 저 모습, 참 뭐랄까요, 약간 장난기도 보이는 것 같고 굉장히 명랑하고 , 그러면서도 또 기품이 있는 그 모습인데 여왕이 최근에 찍은 미공개 사진을 영국 왕실이 공개했다고 하는데요. 70주년 기념식에서 찍은 이 사진을 영국 왕실에서 장례식 전날 공개했다고 합니다. 환한 미소가... 좀 전에 본 사진하고 거의 비슷한 느낌이지 않습니까?

[류한수]
사실 저렇게 곱게 늙기도 쉽지가 않은 일이죠. 그래서 영국인이 여왕을 보면서 쓰는 표현이 있습니다. 더 그라니라는 표현을 쓰는데요. 그라니가 할머니라는 뜻이거든요. 할머니 중에서도 푸근하고 상냥하고 사근사근한 느낌을 주는 할머니인데요. 그런 더 디어니스트 그라니라고 하는, 가장 사근사근한 할머니라는 명칭을 얻을 정도로 영국민에게 상당히 좋은 이미지를 늘 유지해 온 군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저 사진 속에 브로치도 굉장히 주목을 받았는데요. 문발을 빼주실까요? 저 브로치를 보여주시면 좋을 것 같은데 저 브로치가 부친이 18살에 선물해 준 거라고 하더라고요. 18살 때 아빠한테 선물받은 브로치를 차고 있는 95세 영국 여왕의 모습. 마치 소녀 같은...얼마나 선한 마음으로 자기를 절제하면서 살아왔는가를 얼굴에서 나오는, 보여주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70년의 재위기간이고 70주년 기념식에서 찍은 저 환한 미소의 사진이 장례식 전날에 공개되면서 영국민들에게 상당히 화제를 모은 사진이기도 했는데요. 이제 역사 속으로 여왕이 사라지게 된 거잖아요. 그러면 영국 역사에는 어떤 인물로 남게 되는 건가요?

[류한수]
아까 제가 잠깐 설명드렸듯이 대영제국의 위상이 20세기 초까지 절정에 달했었죠. 그리고 서서히 쇠락의 길을 걷게 되죠. 그러니까 지금 대영제국 시절의 제국주의적인 속성을 보여서는 안 되는 상황이 됐는데 과거의 긍정적인, 부정적인 위상을 잘 정리하면서 좋게 마무리를 했던 군주로 기억이 될 듯하고요.

그런 표현이 있지 않습니까? 찬란했던 태양이 저물면서 서쪽 하늘을 아주 아름답게 물들이는 모습이 우리에게 항상 아름다운 느낌을 주는데 바로 그런 서쪽 하늘을 벌겋게 아름답게 물들이면서 저세상으로 떠난 아주 사근사근한 군주라고 여겨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이제 새로운 태양이 떠올라야 할 텐데요. 과연 찰스 새 국왕이 어머니만큼 잘할 수 있을까. 영국 왕정은 과연 괜찮을까, 걱정도 있고. 어떻게 관측하십니까?

[류한수]
사실 찰스 3세가 되었죠. 그러니까 이분은 태자로서, 세자로서 정말 오랜 기간 동안 준비해 왔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가슴벅찬 순간이겠죠. 물론 모친이 돌아가셨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슬프겠지만 오랫동안 태자로서의 지위를 벗어던지고 국왕이 됐을 텐데 또 그만큼 자기에게 쏟아지는 주위의, 전 세계의 주목과 주시가 있을 텐데 이것을 감당할 때 상당히 부담감을 느끼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최근에 언론 앞에서 짜증내는 모습도 여러 번 노출되면서 영국인들에게 신망 얻기는 어렵다, 이런 얘기도 나오면서 아들이 낫다, 이런 얘기도 영국에서 나온다고 그래요.

[류한수]
맞습니다. 윌리엄이죠. 윌리엄의 인기가 상당히 높거든요. 거기에는 좀 이유가 몇 가지 있습니다. 영국민들이 가장 사랑했던 왕족이 바로 돌아가신 다이애나 세자비였을 텐데 서민적인 모습으로 영국 국민들과 상당히 정서적으로 밀착 관계에 있었는데 사실 좀 안 좋은 상황으로 운명을 달리했죠. 그래서 영국 국민들이 윌리엄 왕자를 볼 때마다 다이애나비를 떠올리게 되고 좋은 이미지를 물려받은 것이죠. 그리고 기본적으로 찰스에 비해서 젊은 인상을 주고 있고요. 그리고 사실 이혼 경력이라는 게 큰 문제는 안 되겠지만 어쨌든 다른 왕족이 이혼이다, 스캔들이다 해서 추문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지금 윌리엄 왕자는 그런 거 전혀 없이 아주 깔끔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영국 국민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앵커]
한 시대가 저물었고 또 그래서 세계인들이 많이 관심을 갖고 주목하고 또 안타까워하기도 했었던 것 같습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 그리고 이후 영국 왕정에 대해서 류한수 상명대 교수의 설명 들었습니다. 설명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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