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영하 53도라는 기록적 한파가 강타한 중국 동북부 지방에 설상가상으로 난방 대란까지 겹쳤습니다.
유럽으로 갈 러시아 천연가스를 헐값에 사들인 중국에서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요?
베이징 강정규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성에 낀 현관을 열자 냉동창고 같은 복도가 펼쳐집니다.
철제 난간에 물을 붓자마자 얼음 코팅이 되고, 삽 위에 깬 달걀도 곧바로 하얗게 굳어 버립니다.
영하 53도, 역대 최저 기온을 갈아치운 중국 최북단 모허 일대의 모습입니다.
"공짜입니다. 입장료 안 받아요. 그냥 아파트 건물 내부인데, 참 재밌네요."
기록적 한파가 강타한 중국 동북·화북지역, 설상가상으로 난방 대란까지 겪고 있습니다.
일부 주민들은 춘제 연휴 때 지역 난방 업체를 찾아가 무릎을 끓고 애원하기도 했습니다.
유럽으로 갈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헐값에 사들이며 우크라이나 전쟁 특수를 본 중국,
연료가 모자라서가 아닙니다.
'제로 코로나' 3년 재정 적자에 시달려 온 지방 정부가 가정용 난방 보조금을 끊으면서 벌어진 일입니다.
산업용 가스는 이윤을 남길 수 있는 반면, 가정용은 오히려 손해를 보기 때문에 민영화된 지역 난방 업체들이 공급을 꺼리는 겁니다.
이미 춘제 연휴 이전부터 불거진 문제였습니다.
[롄웨이량 /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위원장 (지난 13일) : 일부 지방과 기업이 민생용 에너지 공급·가격 안정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더구나 최근엔 대기 오염을 이유로 석탄도 떼지 못하게 하면서 농촌 지역은 여느 때보다 추운 춘제 연휴를 보내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YTN 강정규입니다.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