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실리콘밸리은행 붕괴 사태의 잔불 정리가 채 끝나기도 전에 예상치 못한 스위스의 투자은행에서 또 다른 불길이 치솟았습니다.
미국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긍정적으로 나왔지만 세계적인 금융 불안으로 번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 뉴욕 증시가 휘청거렸습니다.
워싱턴 권준기 특파원입니다.
[기자]
뉴욕 증시는 개장 전부터 화살표가 일제히 아래를 가리켰습니다.
스위스의 세계적인 투자은행인 '크레디트 스위스' 주가가 폭락했다는 소식 때문입니다.
경영난을 겪던 크레디트 스위스는 최근 회계상 내부 통제에 '중대한 약점'이 발견됐다고 밝힌 데 이어 최대 주주인 사우디국립은행이 더는 투자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면서 충격에 빠졌습니다.
[앤드류 케닝험 / 캐피털 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 (SVB 사태로) 투자자 심리가 변하고 다른 은행들에 대한 우려도 생긴데다 크레디트 스위스는 가장 약한 고리로 여겨지던 곳이었습니다.]
실리콘밸리은행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바이든 행정부의 긴급 대책에 전날 회복세를 보였던 은행주들은 다시 크게 떨어졌습니다.
미 재무부는 미국 금융계가 크레디트 스위스와 얼마나 연관돼 있는지 점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데이비드 세케라 / 모닝스타 수석 전략가 : (크레디트 스위스 사태로) 시장과 국제 금융 시스템에 광범위한 영향을 끼칠 어떤 일이 벌어질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2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예상보다 더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달보다 0.3% 오를 걸로 내다봤던 전문가 전망치를 뒤집고 0.1% 하락한 겁니다.
2월 소매판매도 전달보다 0.4% 감소해 미국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모두 인플레이션 압박이 줄어들고 있다는 신호로 시장이 반길만한 지표지만 '크레디트 스위스' 충격파로 희석됐습니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유동성 안전을 보장할 것이라는 스위스 당국 발표에 나스닥이 막판 반등하며 상승 마감했지만 다우와 S&P500은 끝내 마이너스로 장을 마쳤습니다.
다음 금리를 결정하는 공개시장위원회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연준이 금융 불안과 물가 안정 둘 중 어디에 우선순위를 둘지에 따라 금리 인상이냐 동결이냐가 결정될 전망입니다.
워싱턴에서 YTN 권준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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