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정치인들의 부적절한 발언이 자주 도마에 오르고 있습니다만 일본도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폭발물 피습 당시 일본 국가 경비의 최고 책임자가 그 상황에도 '장어덮밥을 잘 먹었다'고 말해 물의를 빚었습니다.
이경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15일 보궐선거 유세를 지원하러 지방을 찾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
연설을 준비하던 총리 바로 뒤로 정체를 알 수 없는 물체가 떨어집니다.
경호원이 발견해 총리를 긴급 대피시킨 뒤 1분도 채 안돼 폭발물이 터졌습니다.
지난해 7월 아베 전 총리 총격 사망의 충격이 다시 떠오르는 아찔한 순간.
당시 일본 경찰청을 관리하는 국가공안위원장은 장어덮밥을 먹고 있었습니다.
[다니 고이치 / 일본 국가공안위원장 : 지금부터 먹어야지 하고 있는데 경찰청에서 전화가 와서 와카야마에서 총리에게 폭발물이 투척됐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래도 우동은...아...우동이 아니고 장어덮밥은 확실히 잘 먹었습니다.]
집권 자민당 의원 집회에서 나온 어이없는 발언이 알려진 뒤 일본 정치권은 하루 종일 술렁거렸습니다.
주요 7개국, G7 정상회의까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는데 국내외 주요 인사의 안전을 책임지는 사람이 할 말이 아니라는 겁니다.
[아즈미 준 / 일본 입헌민주당 국회대책위원장 : 국가공안위원장으로서 긴장감이 부족하네요. 이런 사람이 국가 경비의 최고 책임자라는 것이 기시다 총리에게도 마이너스 아닙니까?]
국회에서는 당장 물러나야 한다는 날선 비판이 나왔습니다.
"이대로 되겠습니까? '장어덮밥' 장관을 즉각 경질하십시오."
일본 정부는 그러나 당시 업무에는 지장이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마쓰노 히로카즈 / 일본 관방장관 : 사건 발생 후 신속히 필요한 보고를 받고 필요한 지시를 내린 뒤 계속해 정보 수집과 지시를 해가며 공무를 수행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문제의 장본인 다니 공안위원장은 7차례나 중의원에 선출된 베테랑 정치인입니다.
경솔한 자신의 발언에 비판이 빗발치고 있지만 "긴장감을 갖고 업무에 임하겠다"며 스스로 물러나지는 않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YTN 이경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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