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0년 전 미국으로 갔던 판다 한 마리가 최근 수척한 모습으로 중국에 돌아왔습니다.
미중 관계 악화 속에 평화와 우호의 상징인 '판다 외교'는 저물고, 공격적인 '늑대 외교'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는 말이 나옵니다.
베이징 강정규 특파원입니다.
[기자]
23살짜리 암컷 자이언트 판다 '야야'가 미국에서 돌아왔습니다.
지난 2003년 멤피스 동물원에 보낸 지 꼬박 20년 만입니다.
중국인들은 야야를 태운 항공기 동선을 실시간 추적하고, TV에선 도착 장면을 생중계했습니다.
[중국 관영 CCTV (지난 27일) : 야야는 상하이 동물원에서 30일 동안 격리를 마친 뒤 베이징 동물원의 새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됩니다.]
대여 기간 만료에 따른 귀향이라지만, 속내는 간단치 않습니다.
최근 미중 관계 악화 속에 야야의 수척한 모습이 공개되면서 중국 내 조기 반환 여론이 들끓었고, 앞서 지난 2월 수컷 러러의 돌연사는 '정찰 풍선' 사태와 맞물려 학대 의혹까지 불거졌습니다.
미국에서도 매년 100만 달러에 달하는 대여료를 두고 중국의 돈벌이 수단이란 비난이 커지고 있습니다.
[낸시 메이스 / 미 하원의원 (지난해 2월) : 매년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이 판다의 짧은 체류 뒤에 숨겨진 사악한 음모를 알지 못한 채 판다를 즐깁니다. 우리는 중국의 선전 캠페인에 자금을 지원해서는 안 됩니다.]
1972년 닉슨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중국이 미국에 처음 선물했던 판다 한 쌍.
CNN은 이번 야야 반환에서 반세기 만에 최악으로 치달은 G2 관계의 단면이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평화와 우호의 상징인 '판다 외교'가 저물고 공격적인 '늑대 외교'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겁니다.
[친강 / 중국 외교부장 (지난 3월) : 흉악한 승냥이가 길을 막고 덤비면 중국 외교관은 반드시 늑대와 함께 춤을 추며 나라를 지켜야 합니다.]
공교롭게도 지난 2008년 양안 관계 훈풍 속에 타이완에 기증한 퇀퇀이 지난해 11월 폐사했고, 지난 2월엔, 일본에서 태어난 샹샹 등 판다 4마리가 중국에 반환됐습니다.
베이징에서 YTN 강정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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