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주범 권도형 씨가 무죄를 주장하며 몬테네그로 법원에 보석을 청구했습니다.
보석금은 40만 유로, 우리 돈 5억8천만 원을 제시했는데요, 재산규모를 밝히라는 재판부의 요구는 거부했습니다.
보도에 이상순 기자입니다.
[기자]
현지시간 11일, 몬테네그로의 수도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에 호송차가 들어옵니다.
검은색 상·하의를 입은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와 측근 한 모 씨가 차에서 내립니다.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코스타리카 위조여권을 사용한 혐의에 대한 첫 재판이 열린 겁니다.
권 씨와 한 씨는 그러나 첫 재판부터 무죄를 주장하며 보석을 청구했습니다.
보석금으로는 각각 40만 유로, 우리 돈 5억8천만 원을 제시했습니다.
이에 대해 담당 판사는 보석금은 누가 내고, 재산은 얼마나 되는지 물었습니다.
권 씨는 한국의 아파트가 300만 달러, 약 40억 원이고, 아내가 보석금을 낼 것이라면서도 재산 규모는 언론 앞에서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담당 판사는 그러나 재산을 정확히 밝혀야 보석 여부를 결정할 수 있고, 계속 숨기면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담당판사는 권 씨의 변호인이 취재진을 재판정에서 2-3분간 퇴정시키면 재산규모를 설명하겠다고 밝혔지만 수락하지 않았습니다.
권 대표 등의 보석 청구에 대해 담당 검사는 재력에 비해 보석금이 턱없이 적고 보석이 되면 인터폴 적색수배 중인 이들이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권 씨 등의 보석 여부는 사흘 이내에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권 씨 등은 지난 3월 23일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코스타리카 위조여권을 갖고 두바이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검거됐습니다.
하지만 권 씨는 여권은 적법하게 취득한 것이라면서 무죄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다음 재판은 내달 16일에 열릴 예정입니다.
권 씨 등은 여권 위조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최대 5년의 징역형이 선고되고, 이들에 대한 국외 추방은 형기를 마친 이후에야 가능해집니다.
권 씨 등은 지난해 '테라·루나 폭락사태'로 전세계 투자자들에게 50조 원 이상의 피해를 입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과 싱가포르 등이 신병 확보 쟁탈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YTN 이상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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