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시상식에서 선수에게 입을 맞춰 논란이 일었던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 축구협회장이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11일 성명을 발표해 "사직서를 현재 스페인 축구협회 회장대행에게 제출했다"고 밝히며 "유럽축구연맹(UEFA) 부회장 자리에서도 물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20일 스페인 대표팀이 2023 FIFA 여자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뒤 시상식에서 두 손으로 헤니페르 에르모소의 선수의 얼굴을 붙잡고 키스했다. 이후 에르모소가 라이브 방송을 통해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고 말하면서 루비알레스 회장이 성추행을 했다는 비판이 줄을 이었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에르모소의 동의를 얻은 행위였다'고 주장했지만, 에르모소는 부인했다.
결국 루비알레스 회장은 FIFA로부터 90일 직무 정지 징계를 받았고, 스페인 검찰은 성범죄 여부를 두고 예비 수사를 벌이는 중이다.
루비알레스 회장이 "감정이 벅차올라 실수를 저질렀다"며 "나쁜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사과했지만,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까지 "축구협회장의 사과는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스페인 여자축구 리그도 루비알레스 회장의 자격 박탈을 정식으로 요구하고 나서면서 회장은 사퇴 압박에 시달렸다.
그는 "(결과를) 기다리며 (입장을) 고수하는 것은 스페인 축구협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자신이 사퇴한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루비알레스 회장은 "진실이 승리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키스가 에르모소의 동의를 얻은 행위였다는 입장을 바꾸지는 않았다.
논란이 불거지자 스페인 선수단은 회장이 사퇴하지 않으면 대표팀 경기에 뛰지 않겠다는 강수를 뒀다. 루비알레스 회장이 사퇴하면서 스페인 여자 대표팀은 22일로 예정된 스웨덴과 네이션스리그 예선 경기를 정상적으로 치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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