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영수 앵커, 엄지민 앵커
■ 출연 :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더뉴스]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이집트와 함께 북아프리카 최대 관광지로 꼽히는 모로코에서 규모 6.8의 강진이 발생했습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사망자만 2100명이 넘는다고 하는데 희생자 숫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북아프리카에서 120년 만에 발생한 강진이어서 피해가 더 큽니다. 얼마 전 튀르키예 강진에 이어서 전 세계에 지진 안전지대가 없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는데요. 관련해서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와 함께 관련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모로코는 지진이 잘 발생하지 않는 곳으로 알려졌는데 규모 6.8의 강진이 발생했습니다. 6.8의 규모라면 어느 정도입니까?
[홍태경]
매우 강력한 지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지진상으로 겪어보지 못한 큰 지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1978년 이후에 발생한 지진 가운데서는 경주 지진이 가장 큰데요. 경주 지진이 규모 5.8이니까 그것보다는 한 32배 정도 더 큰 크기라고 할 수 있는데요.
[앵커]
5.8과 6.8 차이의 1이지만 에너지는 38배 차이나는 거죠.
[홍태경]
규모 1에 32배 차이가 나서 그래서 경주 지진이 한꺼번에 32개가 발생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진원 깊이가 26~28km라고 하는데 그 정도 된다고 하던데 이 정도면 이게 깊은 겁니까, 얕은 겁니까?
[홍태경]
이 지진이이 발생한 위치는 아프리카판과 유라시아판이 서로 충돌하는 경계부와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경계부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지만요. 하지만 이런 지역에서 발생하는 지진인 경우에는 지표에서부터 깊게는 지하 300km, 600km까지도 지진이 발생 가능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이곳에서 발생한 깊이 26km 지진은 이곳에서 발생 가능한 지진으로 볼 때는 비교적 얕은 깊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지진들이 주로 한 4~10km 정도에서 발생하는 걸 감안해 보면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우리나라와 유사한 판의 환경에서 발생한 지진에 비해서는 깊은 지진이라고 할 수 있고요. 하지만 이런 규모의 깊이 26km에서 발생한 지진은 지표에 막대한 에너지를 그대로 전달했을 가능성이 커서 큰 피해로 연결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앞서 지진 발생한 장소가 산악지대였기 때문에 더 피해가 컸다. 거기에 흙으로 지은 집에 살던 사람들이 많이 다쳤다고 하더라고요. 많이 숨지기도 했고요. 그런데 이번 지진이 유라시아판, 아프리카판이 부딪히는 경계에서 발생했다고 하는데 얼마 전에 발생했던 튀르키예 지진하고는 어떤 차이가 있는 겁니까?
[홍태경]
이번 지진이 발생한 곳은 아프리카판과 유라시아판의 경계부에 인접해 있습니다.
[앵커]
앞서 지도를 더 보여주실래요.
[홍태경]
그런데 튀르키예 지진 같은 경우에는 이것보다 훨씬 동쪽에 위치하고 있고요.
[앵커]
점선으로 표시한 지역 있잖아요. 모로코 지진.
[홍태경]
그게 아프리카판과 유라시아판의 경계부가 될 거고요. 그리고 그게 동쪽으로 쭉 뻗어서 튀르키예 지역까지 들어가게 되는데 튀르키예는 아프리카판과 유라시아판 그다음에 아라비아판 3개의 판이 부딪히는 곳이어서 그 결과로 지진이 발생했던 것으로, 서로 비껴나가는 주향 이동단층 현상으로 발생한 지진이었고요. 규모가 6.8로 이번 규모가 더 큰 지진이라고 할 수 있고 그것도 마찬가지로 이번 지진이 32개가 발생했을 때 당시의 튀르키예 지진이 되는 거죠.
[앵커]
그런데 북아프리카지역이 원래는 큰 지진이 발생하는 곳은 아니었잖아요.
[홍태경]
북아프리카 지역, 특히 모로코 지역 같은 경우에는 알제리하고 인접하고 있는 지역에서만 지진 발생 빈도가 높습니다. 120년 지진이라고 하는 것들도 보면 바로 그 지역 일대 지중해에서 발생한 지진들이거든요. 그런데 이 해당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 가운데서는 눈에 띄는 지진이 기록상으로는 없던 상황입니다. 그런데 지금 지진이 발생한 하이 아틀라스 산맥 지역 같은 경우에는 북동에서 남서 방향으로 길게 뻗어 있는 산맥인데요. 이 조산운동이 만들어진 데는 유라시아판과 아프리카판의 충돌 결과로 산맥이 만들어졌는데 그것은 이 아래에 막대한 힘이 쌓이고 있다는 반증도 되는 겁니다. 그동안 지진이 발생하지 않았던 것은 지진이 발생하는 데 필요한 충분한 응력이아직 쌓이지 않았던 것이지 이곳이 안전했기 때문에 쌓이지 않았던 것이 아닙니다. 더군다나 산맥 지역이기 때문에 지표에서 단층이 확인되지 못했고 그러다 보니까 지진에 대한 대비가 그동안 소홀했었던 게 그런 여건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럼 판이 계속 이동하고 지질이 변화하고 있으면 앞으로도 이런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건가요?
[홍태경]
규모 6.8 혹은 그것보다 더 큰 규모의 지진 같은 경우에는 수백년 혹은 수천년 만에 발생하기도 하거든요. 그러니까 이 지역에서 거주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규모 6.8 지진이 발생하는 것은 겪어보지 못한 일일 수 있고요. 또 역사 속에서도 이런 지진들이 발생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기 어려운 여건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지진이 한번 발생하게 되면 해당 지역에서는 준비가 소홀할 수밖에 없고 지진이 안 발생하다 보니까. 그래서 지진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기 때문에 한 번 발생하게 되면 큰 피해로 연결될 수 있는 상례입니다.
[앵커]
앞서 저희가 세계 주요 대규모 지진, 지금 나오고 있는데요. 보면 2010년, 11년, 8년 이쪽은 주로 환태평양 조산대라고 해서 불의 고리라고 해서 그쪽에서 많이 발생했는데 지금 지도 보시면 튀르키예 시리아 2023년, 올해 2월. 그리고 또 모로코에서 또 발생했어요. 유럽 쪽에서 많이 발생하는 모습이거든요, 강진이. 어떤 배경이 있을까요?
[홍태경]
사실 전체 발생 빈도로 따져보면 여전히 태평양 연안 지역에서 제일 많이 발생합니다. 전체적인 횟수로서는 그렇지만 공교롭게도 피해를 일으키는 지진들이 그동안 지진에 대해서 대비가 소홀했거나 아니면 갑작스럽게 큰 지진이 발생한 지역들이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큰 피해로 연결되고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환태평양 지진대라고 하는 지역들은 지진이 늘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국가들이 지진에 대해서 상당한 준비가 되어 있거든요. 쉽게 생각하면 일본 같은 곳은 웬만한 지진이 발생해서는 이렇다 할 피해가 없는데요. 그렇다 보니까 지진에 대한 대비가 굉장히 필요한 상황인데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이런 지진에 대해서 또 투자를 한다는 게 국가별로 어려움이 있다 보니까 피해가 커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본진이 발생하고 이틀 뒤에 규모 4.5의 여진이 발생했던데 이게 다시 또 큰 지진이 발생할 위험신호가 아닐지 이런 우
려도 들거든요.
[홍태경]
지금 발생하는 여진은 본진과 상당히 유사한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본진은 26km 지하에서 발생을 했는데 당시 그 단층은 한 70도 각도로 굉장히 급하게 경사면을 이루고 있는 단층인데요. 이 단층면이 한 1.5m 정도 서로 이격하면서 상하로 움직이게 됩니다. 그 결과로 서로 비껴지나가는 운동이 지표까지 도달하게 되고요. 많은 에너지가 지표 부분을 쪼개면서 도착한 상태에 있는 것입니다. 이번 지진들은 지하 10km 정도에서 지진이 발생하고 있으니까 본진으로부터 많은 에너지가 누적된 상태라고 할 수 있고요. 또 다른 지진들이 여진 형태로 계속 이어질 거라고 생각됩니다.
[앵커]
앞서 우리나라 경주 지진 5.8, 그게 우리나라에서 기록된 가장 규모가 큰 지진이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단층, 에너지 축적 그리고 그동안 발생하지 않은 지역에서 지진이 나고 있는 것 때문에 우리나라도 조금 걱정되거든요.
어떻게 보세요?
[홍태경]
사실 이번 지진은 우리나라에 주는 교훈이 아주 많다고 할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는 판 내부이기 때문에 이번 판 경계부와 같은, 이번 지진과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지만 공통점이라고 한다면 지표에 드러나고 있는 단층 가운데 이렇다 할 지진을 유발하는 단층이 우리나라에서도 확인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도 큰 지진들이 이어지고 있거든요. 경주지진이나 포항지진 등은 지표에서 해당 단층을 확인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그 얘기는 뭐냐 하면 우리나라도 지하에 지금 많은 단층들이 실제로 존재하고 있고 작은 지진들을 유발하고 있거든요. 이것들은 단층이 존재하고 있지만 지표에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얘기가 되는 거고요. 한반도와 같은 판넬 환경은 이 응력이 누적되는데, 이번 모로코와 같이 오랜 시간이 소요가 되거든요. 수백 년이 소요되거나 수천 년이 소요될 수 있는데 그런 시간이 지나게 되면 큰 지진으로 발현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 증거들이 1952년도 규모 6.2 강서 지진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적이 있고요. 그다음에 역사서를 보게 되면 규모 7에 육박하는 지지들이 수도 서울을 비롯해서 여러 곳에서 관측된 사례들이 있거든요. 이것은 조선왕조실록 등에 나와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것들은 언젠가 시간이 되면 발생할 수 있다라는 의미가 되기 때문에 지금 발생하지 않는다고 해서 안심할 것이 아니라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되겠습니다.
[앵커]
교수님, 전문가 입장에서 보시기에 우리도 언제든 대형 지진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지금의 우리나라 내진 설계라든지 그런 지진에 대한 대비가 어느 정도 돼 있다고 보십니까?
[홍태경]
우리나라는 2000년대 들어서 지진에 대한 대비를 대폭 강화하게 되고요. 대형 민간건물이라든가 또 공공시설물에 대해서는 내진설계를 강화하도록 법규가 제정돼 있습니다. 하지만 오래된 건물들이라든가 특히 학교 건물 같은 경우에는 오래된 건물들이 아직도 많이 있거든요. 그런 건물들에서는 내진 보강을 지자체 차원이라든가 또 정부 차원에서 하게 되어 있는데 아직까지 재원 부족으로 많이 이뤄지지 못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그런 건축물에 대해서는 국가나 지자체, 교육청 등이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사전에 내진보강을 하는 등 노력이 있어야 되겠습니다.
[앵커]
확인되지 않은 단층에서 에너지가 쌓이면 언제든지 지진이 일어날 수 있고 이번 모로코 지진 역시 우리가 교훈으로 삼고 대비를 해야 한다라는 분석해 주셨습니다. 지금까지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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