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막힘을 완화해 주는 것으로 알려진 성분이 실제로는 효과가 없다는 발표가 나오자, 미국의 대형 약국 체인이 해당 성분이 포함된 제품들을 진열대에서 치우고 있다.
20일 CNN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대형 약국 체인 CVS파머시를 운영하는 CVS헬스 대변인은 "우리는 약국 매장에서 페닐에프린을 유일한 활성 성분으로 함유한 특정 구강 기침 및 감기 제품을 제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구용 페닐에프린에 대한 자문위원회의 입장을 알고 있으며 우리가 판매하는 제품이 모든 법률과 규정을 준수하도록 FDA의 지시를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들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다른 기침·감기약을 계속 판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FDA 일반의약품 자문위가 지난달 회의에서 '비강충혈완화제로 사용되고 있는 경구용 페닐에프린이 효과가 없다'는 전원일치 표결 결과를 내놓은 데 따른 조치다.
비강출혈완화제는 코 점막의 혈관을 일시적으로 수축시켜 충혈을 완화하는 방식으로 코막힘 증상을 가라앉히는 의약품이다. 이에 따라 대다수 감기약의 주요 성분으로 활용돼왔지만, 지난 2007년 효능 문제가 제기된 이후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최종적으로 효과가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일부 위원은 "페닐에프린 성분의 의약품을 복용하는 것은 다른 유용한 치료를 받을 기회를 지연시킨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약효 여부와 별개로 FDA가 페닐에프린 성분의 안정성은 인정하고 있는 만큼, 아직 사용 금지가 결정된 건 아니다. 또한 비강 스프레이나 점안제에 포함된 페닐에프린 효능은 포함되지 않았다.
한편 우리나라 식약처 관계자는 "미 FDA 일반의약품 자문위원회의 결론은 최종 행정 조치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고 법적 구속력은 없다"며 "해당 성분 의약품의 국내 사용 경험 자료를 토대로 전문가 논의 등 종합적인 검토를 거쳐 향후 조치 방안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FDA 자료에 따르면 페닐에프린이 함유된 복용약은 지난해 미국에서만 약 2억 4,200만개 팔렸다. 매출액은 17억 6,000만 달러(한화 약 2조 3,60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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