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현존하는 세계 군주 가운데 가장 오래 왕위에 있던 덴마크의 여왕, 마르그레테 2세가 맏아들에게 왕위를 넘기고 물러났습니다.
지난 2022년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서거에 이어 덴마크 여왕의 퇴위로, 유럽의 입헌군주국 가운데 여왕은 한 명도 남지 않게 됐습니다.
기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덴마크 여왕, 마르그레테 2세가 퇴위선언문에 서명합니다.
83살의 여왕이 즉위한 지 52주년이 되는 날, 왕위를 맏아들 왕세자에게 물려줬습니다.
덴마크에서 왕이 스스로 물러난 건 지난 1146년 수도원에 들어가기 위해 왕위를 포기한 에릭 3세 이후 878년 만입니다.
새로운 왕 프레데릭 10세는 별도의 대관식 없이 왕궁 앞을 메운 국민에게 인사했습니다.
[프레데릭 10세 / 덴마크 국왕 : 오늘 왕위가 계승되었습니다. 나의 바람은 미래에 (덴마크를) 단합시키는 왕이 되는 것입니다.]
반세기만의 왕위 계승 현장을 보기 위해 10만 명 넘는 많은 인파가 몰렸습니다.
특히 왕의 유고로 인한 승계가 아닌 덕에 국민은 환호했습니다.
[카트린느 베이 : 왕의 가족 전체가 보이는 곳을 찾으러 꽤 일찍 왔어요. 기대됩니다. 우린 여왕이 익숙했는데, 이제 왕이 생겼어요.]
[클라우스 페테르센 : (새 왕의) 말을 들어보면 꽤 여유로운 사람인 것 같습니다. 국민들도 새 왕을 반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퇴위한 마르그레테 2세는 덴마크 사상 유일한 여왕.
지난 2022년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서거 후 유럽에서 유일한 여성 주권 군주였습니다.
스웨덴 등 여왕 즉위가 예정된 곳이 있긴 하지만, 현재로선 유럽에 여왕은 한 명도 남지 않았습니다.
각종 왕실 스캔들로 말이 많은 영국과 달리 덴마크는 국민의 80% 이상이 군주제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철인 3종 경기를 즐기는 프레데릭 10세는 왕세자 시절부터 소탈한 모습으로 인기가 높았고, 호주 출신의 메리 왕비도 적극적인 태도로 호감을 얻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코펜하겐의 티볼리 정원에서는 180년 만에 최대 규모의 불꽃놀이로 새로운 왕과 왕비의 탄생을 축하했습니다.
YTN 기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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