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징역 100년"...美 울렸던 한인 남성, 30년만에 출소

2024.01.29 오전 09:10
사진 출처=연합뉴스
1993년 미국 시카고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살인사건의 범인이자 희생양인 앤드루 서(50·한국명 서승모)씨가 징역 100년 형을 받고 수감된 지 약 30년 만에 조기 출소했다고 26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서 씨는 자신을 기다려주던 한인 교민들이 준비해 온 두부를 먹으며 '한국식'으로 출소 축하를 받았다.

트리뷴은 지난 1월 발효된 새로운 일리노이 주법에 따라 서 씨가 그간 감옥에서 모범수로 쌓은 신용, 교도소 내 노동시간, 재활 프로그램 이수 등 성과에 대해 4,000일가량을 복역 일로 인정받게 됐다고 전했다. 남은 형량에 대한 감형 요청을 관할 쿡 카운티 검찰이 수용한 것.

매체는 "서 씨의 30년 수감생활 점수는 만점에 가깝다"면서 "공인 안경사 자격증 취득 포함 다양한 재활·교육 프로그램 이수, 교도소 내 호스피스 병동 자원봉사 외에도 수감자 뉴스레터를 공동집필하고 장애 수감자를 돕고 위기에 처한 청소년들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했다"고 전했다.

서 씨를 변론해 온 비영리단체 '일리노이 교도소 프로젝트'(IPP) 법률고문 캔디스 챔블리스 변호사는 "서 씨가 지난 24일 조기 출소 가능성을 통보받고 무척 기뻐했다"며 "그는 제2의 인생을 살 준비가 충분히 됐다"고 전했다.

서 씨는 대학 2학년이던 1993년 9월 25일, 시카고 가정집 차고에서 누나의 동거남 로버트 오두베인(당시 31세)을 총격 살해한 혐의로 1995년 징역 100년형을 선고받았고 이후 항소심에서 80년 형으로 감형됐다.

당시 검찰은 부모 없이 단둘이 살아가는 서 씨 남매가 오두베인 명의의 생명 보험금 25만 달러(약 3억 3,000만 원)를 노리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당시 열아홉 살이던 서 씨가 누나의 사주를 받고 살인을 감행한 사실이 밝혀져 안타까움을 샀다. 누나 캐서린은 "오두베인이 엄마를 죽였다. 엄마가 남긴 재산을 오두베인이 도박 빚으로 탕진하고 학대한다"며 살인을 사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씨는 이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하우스 오브 서'(House of Suh)(2010)에서 "오두베인을 죽이는 것이 어머니의 원수를 갚고 누나를 보호하는 길이라 생각했다. 가족을 위해 옳은 일을 하는 거라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그는 2017년 트리뷴과의 인터뷰에서 "누나 캐서린이 80만 달러(약 10억 원)의 유산을 노리고 어머니를 살해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진술했다. 서 씨 어머니 사망 사건은 여태 미제로 남아 있다.

서 씨의 누나 캐서린(54)은 당시 재판에서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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